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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챙기던 그 땅은 '의원님 땅'…재산 추적해봤습니다

유독 챙기던 그 땅은 '의원님 땅'…재산 추적해봤습니다

배정훈 기자 baejr@sbs.co.kr

작성 2020.10.05 21:01 수정 2020.10.05 21:4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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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300명이고, 시·군·구 지방의회 의원들은 다하면 3천700명 가까이 됩니다. 지방의원들이 가지고 있는 땅을 저희가 하나하나 다 찾아봤더니 모두 6억㎡ 정도 됐습니다. 아예 땅이 없는 사람도 있고, 많은 의원도 있고, 개인마다 당연히 차이가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한 사람당 대략 축구장 20개 정도 크기의 땅을 가지고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물론 땅이 있다고 해서 잘못은 아닙니다만, 저희가 취재해봤더니 문제가 될 만한 땅도 있었습니다.

먼저 배정훈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의정부시 산곡동. 2022년까지 대형 쇼핑몰과 K-POP 관련 시설 등이 포함된 복합문화융합단지가 건설될 예정입니다.

부지 한가운데 자리한 5천㎡ 규모의 땅.

의정부시의회 이계옥 의원이 2013년에 구입한 곳입니다.

저희가 지난 2년간 상임위와 본회의 기록을 모두 뒤져봤더니 이 의원은 2018년 당선 뒤 자기 땅이 포함된 복합단지 문제를 19번이나 언급했습니다.

[이계옥/경기 의정부시의회 의원 : 이건 시민을 우롱한 거예요… 걱정 마라 해놓고서 나중에는 뺏은 거예요.]

해당 부지를 소유한 주민에 대한 보상이 적다며 울분을 토하거나, 단지 활성화를 위해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관련 발언 3번 중 1번은 이 의원이 한 것이었습니다.

8억 원에 땅 세 필지를 샀던 이 의원은 지난해 말 16억 원을 보상받아 6년 만에 100% 수익을 봤습니다.

의원 신분을 이용해 자기 이익을 챙긴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이 의원은 숲 생태 유치원을 짓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해 억울하다며 부인했습니다.

[이계옥/경기 의정부시의회 의원 : 이미 그때는 보상액이 다 정해졌고요. 저하고는 관계가 없는 거죠. 저는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 땅이 사실 필요해요. 그래서 속상하죠. 많이 속상한 거예요.]

이 의원 발언 중 10번은 매매 계약 이전에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갖고 있는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지방의원, 또 있습니다.

서울 강동구의회의 서회원 의원입니다.

강동구 길동에서 수십 년 터 잡고 산 것을 강조하는 서 의원.

그런데 의정활동 기간, 자기 지역구 외에 근처 둔촌동에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서회원/의원 : 감시단과 우리 (둔촌 주공) 주민 간에 조합과 법적인 소송이 걸리거나 이러진 않습니까? 그 역세권 중에는 굉장히 활성화가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재건축 지연이나 역세권 사업에서 소외되는 것을 걱정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도로 옆 임야와 재건축 아파트 분양권을 포함해 서 의원이 둔촌동에 보유한 부동산만 30억 원이 넘습니다.

[서회원/서울 강동구의회 의원 : 의도는 아니지만 보는 분에 따라서 (둔촌동 부동산) 그것을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마부작침팀이 전국 지방의원 3천692명의 재산을 일일이 분석해봤더니, 전체의 28.5%는 다주택자였고 69.5%는 토지 보유를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기 지역구에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경우 이해충돌 우려가 있지만, 이를 제재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장지혁/대구참여연대 정책팀장 : 아예 노골적으로라도 나오면 차라리 감시라도 쉽습니다. 상당히 애매한 경우도 있어서,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인 지방의회가 너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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