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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日 충격에 빠트린 연쇄 살인사건, 첫 공판 쟁점은?

[월드리포트] 日 충격에 빠트린 연쇄 살인사건, 첫 공판 쟁점은?

2017년 자마(座間) 살인사건 공판 시작

유성재 기자 venia@sbs.co.kr

작성 2020.10.01 17: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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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3년 전인 2017년 10월,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린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가나가와(神奈川)현 자마(座間)시의 한 연립주택에서 남녀 9명의 시신이 훼손된 채로 발견된 사건입니다. 이 집에서 혼자 살던 시라이시 다카히로(白石隆浩, 체포 당시 27세)가 용의자로 체포됐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시라이시는 SNS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 함께 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을 해 온 사람들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시라이시의 SNS로 연락해 온 사람들은 10대 후반과 20대의 젊은 층 여성 8명과 남성 1명이었습니다. 시라이시의 충격적인 범행은, 극단적 선택을 목적으로 시라이시를 만났다가 마음을 바꿔 도망친 여성과 그 가족에 의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어제(9월 30일), 사건 발생 3년 만에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시라이시 피고에 대한 첫 공판이 도쿄지방재판소 다치가와(立川)지부에서 열렸습니다. 시라이시 피고는 9명을 살해한 본인의 혐의에 대해 인정했지만 변호인은 시라이시의 범행이 피해자들의 '용인'에 의한 '촉탁 살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이미 시라이시의 행동을 알고 있었고, 이에 동의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판결하느냐가 재판의 최대 쟁점입니다. 이번 공판에는 우리나라의 '국민참여재판' 격인 일본의 '재판원 제도'에 의해 일반 국민 가운데서 선택된 재판원 6명과 재판관 3명이 나서 시라이시 피고의 유죄 여부와 형량을 결정하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 요미우리(讀賣)신문은, 2017년 당시 시라이시와 SNS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은 한 여성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일본 북부의 아키타(秋田)현에 살던 이 여성은 2017년 여름, 남편의 외도로 고민하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결심하고 SNS에 함께 할 사람을 모집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 해 9월 쯤에 한 이용자(나중에 시라이시 피고의 여러 개 계정 가운데 하나로 밝혀집니다)로부터 이에 동조하는 내용의 긴 메시지가 왔고, 10월 6일에는 다른 계정으로부터 "모집은 끝났습니까"라는 질문이 왔습니다. (이 두 번째 계정 역시 시라이시가 만든 것입니다)  여성은 '이미 다 결정됐다'며 '참가'를 거절했고, 시라이시는 '혹시 기회가 다시 온다면 그때 불러달라'며 일단 물러섭니다.
  
수사 결과대로라면, 메시지가 오고 간 10월 6일 시점에서, 시라이시는 이미 두 달 여에 걸쳐 남녀 7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상태였습니다. 전체 피해자가 9명인 점을 감안하면 시라이시는 이때 또 다른 피해자를 찾고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시라이시 본인이 사람을 '모집'하는 대신, 다른 사람들의 모임에 '참여'하려한 새로운 형태입니다. 이 여성은 "혹시 나도 거절하지 않았더라면 시라이시를 만나 피해자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시라이시의 변호인 측은 시라이시가 '부탁을 받아서 실행에 옮겼을 뿐'이라는 주장을 했지만, 여성은 "시라이시의 메시지를 보면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면서 함께 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느껴진다. 희생된 9명, 각각의 마음 속 약점을 파고 들었다는 점에서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시라이시의 당시 메시지는 변호인 주장대로 '부탁을 받았으니 실행에 옮긴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나도 그렇다. 함께 하자'고 접근한 뒤 이들을 집으로 유인해 잔인하게 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시라이시의 잔혹함에 주목해야 한다는 호소로 보입니다. 

"틀림없습니다" 담담…검찰, 시라이시 잔학성 지적 (사진은 요미우리 신문)신문은 이 여성의 후일담도 전하고 있습니다. 여성은 SNS에서 만난 사람들과 2018년 두 번 극단적 선택을 실행에 옮기려 했지만 모두 중간에 그만뒀고, 불륜을 저지른 남편과는 이혼한 뒤 친구의 상담을 통해 삶의 의지를 되찾습니다. "괴롭더라도 천천히 생각해보면 마음은 바뀐다. 스스로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아서는 안된다".

일본 언론들은 어제 첫 공판서 검찰이 모두진술을 할 때 시라이시 피고가 팔짱을 끼거나 앉은 상태에서 다리를 쭉 펴는 등 불성실한 자세로 재판에 임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시라이시 피고가 언론사의 면회 취재를 받았을 때도 "사건 관련 내용은 돈을 주면 말하겠다"거나, "음식을 넣어주면 취재에 응하겠다"는 등 뻔뻔한 태도를 보여왔다고도 전했습니다. 일본을 공포에 떨게 했던 시라이시의 엽기적 범죄에 대한 판결은 오는 12월 15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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