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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가 생각이 바뀌었대요" 계약금 내놓고 떨고 있는 매수자들

"세입자가 생각이 바뀌었대요" 계약금 내놓고 떨고 있는 매수자들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작성 2020.09.21 08:14 수정 2020.09.21 08:4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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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계약갱신청구권 제도가 시행된 이후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매도인과 매수자, 세입자 간 분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거주 목적으로 기존 세입자의 퇴거 의사를 확인하고 주택 매수 계약을 했지만 이후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겠다며 입장을 바꿔 계약이 차질을 빚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나 기존 주택 처분 조건으로 대출받은 이들은 집을 제때 팔지 못해 대출이 취소되거나 비과세 혜택을 놓칠 수 있게 됐다고 하소연합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에 따르면 주택임대차보호법(주임법) 개정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다수 접수됐습니다.

다양한 사안에서 분쟁이 발생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지금 당장 누가 맞고 누가 틀린지 확실하게 정리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주임법은 사인 간 계약 내용을 규율한 민법 계열의 법이어서 구청이나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당사자 간 소송을 통해 누가 옳고 그른지 결론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김 의원실에 접수된 사례들입니다.

● "공인중개사 말만 믿고 계약했는데 세입자가 안 나간대요"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A 씨는 결혼을 앞두고 8월 중순 세입자가 있는 신축 아파트 매수 계약을 맺었습니다.

공인중개사가 '세입자는 나갈 예정이니 걱정하지 말고 계약하라'고 해 그 말만 믿고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세입자가 집에서 나가지 않고 계약갱신청구권을 쓰겠다고 통보했습니다.

10월 중순이 잔금 치르는 날인데 A 씨는 예비 신부와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각자 2년을 부모님 집에 얹혀살아야 할지, 적은 돈으로 원룸이라도 구해 들어가야 할지 고심 중입니다.

경기도 용인의 오피스텔에서 전세를 사는 2년차 신혼부부 B 씨는 올해 12월 전세가 만기가 되는 집 매수 계약을 8월 초에 맺었습니다.

계약할 때만 해도 매수자가 실거주할 예정이라면 기존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거부할 수 있는 것으로 알았고, 세입자도 수긍하고 이사를 준비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달 10일 언론 보도를 통해 이 경우라도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수 있다는 내용으로 정부가 유권해석을 내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입자가 마음을 바꿨습니다.

B 씨는 "이미 아파트 중도금을 마련하려고 현재 거주 중인 오피스텔의 보증금 일부를 반환받았기에 세입자가 끝내 버틴다면 나로선 갈 곳이 없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40대 C 씨는 8월 중순 아파트 매수 계약을 했습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살기 위해 더 넓은 집으로 옮기기로 한 것입니다.

계약금을 입금하기 전 매수인이 실거주하면 기존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는 내용을 중개업소로부터 확인받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계약 당일 매도인이 '집이 팔렸다'라고 세입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자 세입자가 '전세를 더 살고 싶다'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중개사는 매도인이 알아서 세입자를 내보낼 예정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C 씨는 결국 제날짜에 입주를 못 하게 되면 매도인이나 부동산 중개업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C 씨는 "매매 계약서에 세입자를 내보내는 조건을 특약에 넣긴 했지만 세입자가 안 나가면 결국 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D 씨는 임대차법 시행 전인 6월 세입자의 동의를 받고 분당 아파트 매도 계약을 했습니다.

당시 세입자가 흔쾌히 11월 퇴거에 동의했지만 9월 "나갈 집을 구하지 못해 계약갱신청구권을 써야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그러면서 1천만 원을 주면 11월에 나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D 씨는 "주임법이 개정되기 전 체결된 계약이기에 해당 사항이 아니라고 했지만 세입자는 막무가내로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수 있다고 얘기한다"며 "3개월이 걸릴지 1년이 걸릴지 모르는 소송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탄했습니다.

● "주택 처분 조건으로 대출받았는데 집을 어떻게 팔아요"

경기도에 거주하는 30대 후반의 결혼 4년 차 E 씨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로서 기존 주택 처분 약정을 맺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았습니다.

기존 주택은 전세를 줬는데, 집을 내놨으나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요구하면서 집을 잘 보여주지도 않으려 합니다.

E 씨는 "약정된 기간 내에 집을 팔지 못하면 대출이 회수되는 등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어 화가 나 요즘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천시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F 씨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로서 기존 주택을 2년간 임대로 주고 나서 매도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버리면 일시적 2주택자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고 오히려 조정대상지역 양도세 중과세까지 내야 합니다.

F 씨는 "정부 규제로 매수인이 집을 살 때 대출을 받으면 6개월 내 입주를 해야 하지만 세입자가 있으면 불가능하다"며 "결국 집을 팔려면 정부가 적폐로 생각하는 갭투자자에게 팔아야 하는데, 이런 적폐 세력이 집을 사게 하는 것이 정부의 정책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G 씨도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로, 내년 3월까지 기존 주택을 매도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습니다.

하지만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요구해 양도세 50%를 내게 됐습니다.

G 씨는 "초급매로 가격을 크게 낮춰 내놔도 부동산에선 전세 낀 물건은 팔기 힘들다면서 세입자에게 웃돈 2천만 원 정도를 주고 타협해 보라고 권유하더라"고 말했습니다.

50대 H 씨도 1가구 2주택자로 올해 기존 집을 팔아야 합니다.

세제 혜택도 있지만 집을 팔아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세입자는 계약이 만료되면 나가기로 해놓고는 최근 갑자기 계약갱신청구권을 쓴다고 통보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절대 집을 보여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고, 계약을 갱신해도 전세금을 올리지 않겠다고도 했습니다.

H 씨는 "매일 세입자에게 퇴거를 부탁하며 사정하는데도 세입자는 이런 나의 처지를 비아냥거리는 문자만 보내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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