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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건너뛰고 겨우 마친 택배 분류…"과로사 두렵다"

<앵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의 택배기사 4천여 명이 택배 분류 작업을 거부하기로 했다는 소식, 어제(17일) 전해드렸죠. 코로나19에 추석까지 겹쳐 배송 물량은 폭증하는데, 업무 시간의 절반 가까이를 임금도 못 받는 분류 작업에 쓴다고 합니다.

이성훈 기자가 택배 기사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이른 아침, 택배회사 물류센터가 분류작업을 하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상자들을 배송 구역별로 골라냅니다.

[추석 선물로 김, 한과, 식용유, 고기 그다음에 애들 장난감 이런 걸로 해서 한 20% 늘었어요.]

아침 7시부터 시작된 분류 작업.

평상시에는 오전 중에 차량에 싣는 작업까지 끝냈지만, 점심을 건너뛰었는데도 오후 1시 반이 다 돼서야 겨우 작업을 마쳤습니다.

[(다 못 실어?) 간당간당해요.]

추석을 앞두고 배송 물량이 폭증하면서 한 번에 물건을 다 싣지 못할 때도 잦은데, 두 차례에 걸쳐 배송하면 퇴근 시간은 2시간 더 늦어집니다.

[김세곤/택배기사 : 평소에 (물량이) 300개 정도 왔으면 명절 때는 알 수가 없어요. 500개 올 수도 있고 600개 올 수도 있고. 늦게까지 하는 기사들은 네 시까지 하는 기사도 있고. (새벽 네 시요?) 그렇죠.]

택배 기사는 업무 시간의 절반 가까이를 분류 작업에 쓰고 있지만, 배송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다 보니 분류 작업은 노동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흥재/택배기사 : 배송할 때만 수입이 생기니까. (분류작업할 때는) 수입이 아예 없으니까 힘든 거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그래서 부당하다고 느끼는 거죠.]

코로나 이후 택배 노동자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71시간이 넘었고, 올해에만 7명이 과로사했습니다.

자신도 과로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느낀 택배 노동자는 10명 중 8명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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