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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택배 물량에 71시간 근로…"과로사할까 두려워요"

<앵커>

추석 앞두고 택배노조가 택배 분류 작업을 거부하겠다고 나서면서 추석 택배 배송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정부와 업계가 하루 평균 1만여 명의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지만, 노조가 작업거부결의를 철회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택배 노동자들이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 이성훈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이른 아침, 택배회사 물류센터가 분류작업을 하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상자들을 배송 구역별로 골라냅니다.

[추석 선물로 김, 한과, 식용유, 고기 그다음에 애들 장난감 이런 걸로 해서 한 20% 늘었어요.]

아침 7시부터 시작된 분류작업. 평상시에는 오전 중에 차량에 싣는 작업까지 끝냈지만, 점심을 건너뛰었는데도 오후 1시 반이 다 돼서야 겨우 작업을 마쳤습니다.

[(다 못 실어?) 간당간당해요.]

추석을 앞두고 배송 물량이 폭증하면서 한 번에 물건을 다 싣지 못할 때도 잦은데, 두 차례에 걸쳐 배송하면 퇴근 시간은 2시간 더 늦어집니다.

[김세곤/택배기사 : 평소에 (물량이) 300개 정도 왔으면 명절 때는 알 수가 없어요. 500개 올 수도 있고 600개 올 수도 있고. 늦게까지 하는 기사들은 네 시까지 하는 기사도 있고. (새벽 네 시요?) 그렇죠.]

택배 기사는 업무 시간의 절반 가까이를 분류작업에 쓰고 있지만, 배송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다 보니 분류작업은 노동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흥재/택배기사 : 배송할 때만 수입이 생기니까. (분류작업할 때는) 수입이 아예 없으니까 힘든 거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그래서 부당하다고 느끼는 거죠.]

코로나 이후 택배 노동자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71시간이 넘었고, 올해에만 7명이 과로사했습니다.

자신도 과로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느낀 택배 노동자는 10명 중 8명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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