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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샀는데"…최저가 업체에 후기 모두 몰아준 쿠팡

공정위, 쿠팡 약관 불공정한 부분 있는지 심사 중

<앵커>

국내 최대의 오픈마켓 쿠팡에서는 판매자들 사이 경쟁을 부추기는 '위너'라는 판매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같은 제품을 가장 싸게 내놓으면 잘 보이도록 노출시켜주고, 심지어 다른 판매자가 올린 사진이나 소비자들의 후기까지 자기 것처럼 가져다 쓸 수 있게 해놓은 것인데 판매자에게도,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장훈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소비자들은 온라인이나 모바일 쇼핑을 할 때 제품 설명과 구매 후기를 꼼꼼히 살핍니다.

[강지연/서울 양천구 : (오픈마켓에서는) 아무래도 제가 직접 눈으로 보고 살 수가 없기 때문에 그냥 평점 같은 걸 보고 (구매합니다.)]

그런데 이 코트를 산 소비자는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다른 판매자보다 반 이상 저렴한 가격에다 제품이 우수하다는 후기를 믿고 샀는데, 품질이 엉망인 코트가 배달된 것입니다.

비슷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쿠팡 이용자 : (다른 판매자 상품에) '모자 잘 받았습니다' 라고 후기가 써져 있는 거예요. (가장 저렴한 상품을 샀는데) 말도 안 되는 한국말이 적어져 있는 게. 보는 순간 박음질의 허접함을 알 수 있고.]

후기와 실제 제품이 달랐던 것은 쿠팡의 이상한 판매 방식 때문입니다.

쿠팡은 값을 가장 싸게 제시한 판매자를 '위너', 즉 승리자로 선정하는데 해당 품목에서 위너의 제품만 소비자에게 바로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판매자들에게 가격 경쟁을 붙여 손님을 최대한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입니다.

그런데 쿠팡의 위너 제도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 최저가 판매자가 다른 판매자가 올린 대표 이미지는 물론 공들여 관리했던 고객 문의와 후기도 모두 가져간다는 것입니다.

쿠팡에서 마스크를 파는 A 씨.

물건이 갑자기 안 팔려서 확인해 보니 값을 1천 원 내린 다른 판매자가 위너, 즉 대표 판매자가 돼 있었습니다.

매출은 급감했습니다.

[쿠팡 판매자 A : 위너 뺏기면 일단은 쿠팡에 알림이 떠요. 딱 그걸 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요. 하루 생활이 안 되고….]

위너가 된 판매자는 A 씨가 만든 대표 이미지와 고객 후기까지 모조리 가져갔습니다.

쿠팡논란

자비로 모델까지 계약해 제품 홍보 이미지를 만들었는데, 아무 권리가 없는 워너 차지가 됐습니다.

[쿠팡 판매자 A : 쿠팡에서 다른 판매자가 판매할 수 있도록 (대표 이미지를) 그냥 준다는 거죠. 다른 이미지를 넣어도 이 이미지로 나와요. 초상권 침해가 되는 거잖아요, 명백히.]

위너를 빼앗긴 판매자가 대표 이미지를 바꿔 소비자를 혼란시키기도 하고, 아예 대표 이미지와 실제 상품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김 모 씨/쿠팡 이용자 : 노트북 거치대를 사려고 찾아보고 있었는데 (대표) 사진에 나온 상품이랑 상세정보에 나온 상품이 아예 다른 거였어요.]

쿠팡의 약관은 판매자가 제공한 제품 소개와 사진 등을 쿠팡은 물론 다른 판매자들까지 쓸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쿠팡 내 판매를 중단해도 한 번 제공한 콘텐츠는 쿠팡이 계속 쓸 수 있습니다.

반면 제품 판매에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을 판매자가 져야 합니다.

[김용범/변호사 : 많은 이용자가 들어와서 많은 거래가 일어나는 것이 쿠팡이 원하는 것이고. 저작권이라든가 양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수적인 문제로 보는 것 같습니다.]

쿠팡은 "위너 시스템이 영세한 판매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저렴한 제품을 안내해 소비자에게도 이익"이라고 밝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약관에 불공정한 부분이 있는지 심사 중이고, 판매자들도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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