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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차" 듣고도 묵묵…포르쉐 환각 질주 전 무슨 일이

부산 해운대서 포르쉐 등 7중 충돌 (사진=소방본부제공 제공, 연합뉴스)

부산 해운대에서 마약에 취해 차를 몰아 7중 추돌사고를 낸 포르쉐 운전자가 사고 전 확연한 이상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16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포르쉐 차량 블랙박스에는 운전자 A씨가 대마 흡입 후 확연한 이상 증세를 보였던 정황이 담겼습니다.

7중 추돌 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굉음을 내며 돌진하자 동승자 B씨가 "앞에 차, 앞에 차" 등을 다급히 외쳤지만, A씨는 들리지 않는 듯 대답을 전혀 하지 않고 그대로 돌진했다는 것입니다.

사고 현장에는 타이어 끌림 자국이 전혀 남아있지 않아 A씨가 제동장치를 아예 쓰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마디로 조향 능력과 속도감을 아예 상실해 버린 것입니다.

경찰은 A씨가 차량 운행 10분 전 차 안에서 대마를 피운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B씨가 가지고 있던 대마를 A씨가 두 모금 정도 피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의 간이시약 검사에서는 A씨만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운전하기 전 B씨가 "괜찮냐"고 묻자 A씨가 괜찮다고 답하며 차를 몬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상 증상은 운전대를 잡은 뒤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차를 출발시킨 직후 버스가 차 근처로 접근하자 서행을 하며 버스가 지나가는 것을 기다리는 모습이 블랙박스에 남아있지만, 이후 커브를 틀면서 정차해 있는 차량 백미러를 치고 가는 등 조향 능력에 이상 신호를 나타냈습니다.

A씨는 첫 사고 후 속도를 내 달아나기 시작했고, 피해 차주가 쫓아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인근 지하차도에 진입해서는 앞서 달리는 차량을 뒤에서 그대로 들이받았고, 이후 차선을 변경해 추월하기도 했습니다.

차선 변경 후 나타난 오토바이를 가까스로 피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때까지는 그래도 조향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하차도를 빠져나온 뒤부터 7중 추돌 전까지는 동승자가 "앞에 차, 앞에 차" "형님"하고 부르는 다급한 소리에도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돌진만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한 관계자는 "담배를 처음 했을 때 머리가 핑 도는 것처럼 센 대마였다면 두 모금으로도 가슴이 콱 막히고 기절할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사고는 대마로 인한 것과 사고 후 도주 과정에서의 비정상적인 긴장감 등이 합쳐지며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를 상대로 대마를 어디서, 얼마나 구매했는지 등에 관해 확인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14일 오후 5시 43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역 인근에서 질주하는 포르쉐 차량이 교차로에서 오토바이와 그랜저 차량을 순차적으로 추돌했습니다.

이후 포르쉐와 오토바이가 신호대기 중인 차량 4대를 덮치며 7중 추돌이 일어나 7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사진=소방본부제공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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