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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코로나19 시대, "QR코드 잘만 쓰면 너무 편한데…"

[취재파일] 코로나19 시대, "QR코드 잘만 쓰면 너무 편한데…"
경기도 분당에 있는 P 빵집을 방문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쪽에 있던 직원 두 명이 소리를 지르며 방문 기록지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쓰라고 했습니다. QR코드를 이용하겠다고 말했더니, 직원은 "리더기를 아직 구입하지 않았어요. 종이에 쓰세요"라고 말했습니다.

QR 코드 리더기가 없으니, 종이에 나의 이름과 전화번호 그리고 살고 있는 지역까지 직접 쓰라는 뜻이었습니다. 요즘 누구나 갖고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별도의 리더기가 필요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또 이렇게 종이에 기록된 많은 사람의 개인정보가 나중에 어떻게 처리되는지도 알려주지 않고 있는데, 내 개인 정보를 그냥 남길 수 없었습니다.

방문 기록지에는 이 빵집을 방문한 10여 명의 개인정보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름과 전화번호, 주거지역까지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냥 빵을 사지 않고 나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햄버거 식당도 둘러보았습니다. 나흘 전과 같이 점심시간도 아니었지만 문 앞에서 10명 이상이 줄을 서서 개인정보 등록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다들 개인정보를 종이에 직접 쓰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직원은 체온을 측정하고 주민등록증까지 확인하다 보니, 순서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출입명부

SBS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 출입구에도 방문자 출입 기록지가 있습니다. 마트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기록해야 합니다. 옆에는 손소독제까지 준비돼 있지만 QR 코드 안내는 없었습니다.

개인정보를 남기는 손님은 이날 오후까지 단 5명뿐. 대부분 기록을 무시하고 마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렇다 보니, 매장 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도 추가 확진자 확인이 어렵습니다.

이런 곳도 있습니다. 방문 기록지가 식당 안에 있는 계산대 위에 있다 보니, 주문을 하지 않고 지인을 기다리는 손님의 경우 기록지에 개인 정보를 남기지 않게 됩니다. 이럴 경우
나중에라도 이 손님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곳곳에 있는 식당, 매장, 마트를 직접 방문해가며 리더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알아보았습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 그러지 않아도 장사가 안되는데, 리더기까지 무슨 돈으로 구입하나요?
>>별도의 리더기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갖고 있는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한 뒤 스마트폰을 리더기처럼 사용하면 됩니다.

● 매장 직원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사장님한테 그런 것 있다고 이야기 못 들었습니다."
>> 식당 또는 매장 직원들을 상대로 한 교육 필요.

● 식사 시간에 손님들이 몰려들어오는 언제 QR 코드를 스캔하나?
>> 손님들이 줄을 서 가면서 개인정보를 수기로 기록하는 것보다 QR 코드 스캔하는 방법이 식당 주인이나 손님 입장에서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입력된 내 정보는 누가 관리하나?
>> 코드를 기반으로 한 전자출입명부는 시설 방문 정보(즉, 방문 일시와 시설 이름)와 이용자 정보 (방문일시와 이용자 이름, 휴대전화 번호)가 한국사회보장정보원과 QR코드 발급기관에 분산 보관되고 4주 뒤에 자동 파기돼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다만 전자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취약계층을 위해 전화만 걸면 자동으로 방문 정보가 기록되는 경기도 고양시의 발신자 전화번호 출입관리방식을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도 나왔습니다.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합니다.
1) 시설(식당, 매장 등) 앞에 QR 코드 기반 전자출입 명부를 알리는 안내문 설치
2) QR 코드 또는 수기 출입 명부 사용 방법을 알리는 안내문 설치
3) 식당 또는 매장 주인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 QR 코드 사용법 교육
4) 출입 명부 한 장에 기록할 수 있는 개인정보를 5명 이하로 제한
5) 기록한 손님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뒷사람이 보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 검토
6)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수기 출입 명부 별도 보관 및 처리
7) 매장마다 출입 명부 위치가 다릅니다. 어느 곳은 출입구 옆에, 어느 곳은 계산대 옆에 있습니다. 이것도 출입구 주위에 준비해 두는 것이 소비자를 위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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