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림, 짜릿한 18번 홀 칩인 이글…ANA 인스피레이션 우승

미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이미림이 극적인 18번홀 칩인 이글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미림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습니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의 성적을 낸 이미림은 넬리 코르다, 브룩 헨더슨과 함께 공동 1위로 연장에 돌입했습니다.

18번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이미림은 유일하게 버디를 잡아 우승 상금 46만5천달러,약 5억5천만원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지난해 고진영에 이어 이 대회 우승은 2년 연속 한국 선수 차지가 됐습니다.

이미림은 앞서 진행된 4라운드 18번 홀 그린 뒤에서 시도한 칩인 이글로 연장에 합류하는 짜릿한 장면을 연출하며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이번 우승으로 이미림은 2017년 3월 KIA 클래식 이후 3년 6개월 만에 미LPGA 투어 4승째를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했습니다.

이 경기에서 이미림은 칩샷으로 홀 아웃을 하는 장면을 세 번이나 연출했습니다.

먼저 6번 홀에서 그린 주위에서 오르막 칩샷으로 버디를 낚은 이미림은 16번 홀에서도 좀 더 긴 거리의 칩인 버디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두 장면만 해도 '행운이 따랐다'는 평을 들을 만 했지만 이미림은 18번 홀에서 기적 같은 칩인 이글을 잡아냈습니다.

이때 선두였던 코르다에게 2타 뒤처져 있던 이미림은 이글을 잡고 뒤 조에서 경기한 코르다와 헨더슨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림의 18번 홀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겨 펜스 근처까지 가는 바람에 우승과 거리가 멀어지는 듯했습니다.

이미림이 마지막 희망을 품고 시도한 내리막 칩샷은 두 번 정도 튀긴 후 굴러가다가 깃대를 맞고 그대로 홀 안으로 들어가는 극적인 이글이 되면서 코르다와 15언더파로 동률이 됐습니다.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코르다는 18번 홀 파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코르다에게 1타 뒤처져 있던 헨더슨은 버디를 잡으며 3명 플레이오프가 성사됐습니다.

연장에서는 이미림과 헨더슨의 우승 경쟁으로 압축됐습니다.

세 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코르다는 먼저 약 6ｍ 버디 퍼트가 빗나가며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습니다.

약 2ｍ 남짓한 헨더슨의 버디 퍼트가 왼쪽으로 빗나갔고, 그보다 조금 짧았던 이미림의 버디 퍼트는 또 홀을 향해 들어가며 18번 홀은 이미림에게 '행운의 홀'이 됐습니다.

이 대회 전통적인 우승 세리머니 '포피스 폰드'에 뛰어드는 장면에서 이미림은 캐디와 함께 나란히 물에 뛰어들며 올해 '호수의 여인'이 됐습니다.

양희영과 이미향이 나란히 7언더파 281타로 공동 15위에 올랐고, 박인비는 1언더파 287타로 공동 37위를 차지했습니다.

올 시즌 처음으로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한 박성현은 이븐파 288타로 공동 40위를 기록했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