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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위협하는 부산 북항 낡은 크레인…컨테이너 추락 잇따라

노동자 위협하는 부산 북항 낡은 크레인…컨테이너 추락 잇따라
▲ 북항 감만부두에서 추락한 컨테이너가 야드트랙터를 덮친 모습

부산 북항 부두에서 하역하던 컨테이너가 갑자기 추락하거나 크레인의 구조물이 떨어지는 사고가 잇따라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부산항만공사와 현장 노동자들에 따르면 2018년 11월 이후 북항에서만 크레인 낙하물 사고 4건이 발생,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습니다.

올해 7월 29일 감만부두에서는 안벽크레인으로 컨테이너를 내리던 중 갑자기 스프레더(컨테이너의 네 모서리를 집어서 들어 올리는 장치)와 연결된 줄이 풀리면서 컨테이너가 아래에 있던 야드트랙터 위로 떨어졌습니다.

충격으로 야드 트랙터가 옆으로 넘어져 운전기사가 다쳤습니다.

지난해 6월 15일에는 신선대부두에서도 크레인으로 옮기던 컨테이너가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다행히 크레인 아래 장비나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자성대부두에서는 컨테이너 추락으로 노동자가 숨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북항 자성대부두에서 컨테이너가 추락, 크레인 아래를 지나던 노동자가 숨졌다.

2018년 11월 20일 안벽크레인의 스프레더 연결 줄이 풀려 컨테이너가 떨어지는 바람에 수레를 끌고 아래를 지나던 노동자 1명이 깔려 숨졌습니다.

올해 8월 20일에는 신선대부두의 안벽크레인 1기에서 길이 8m, 무게 200㎏가량 되는 레일이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부근에 사람들이 있었다면 큰 피해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이 같은 사고는 하역 장비 노후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항만공사에 따르면 북항 5개 부두의 안벽크레인 51기 가운데 23기가 20년을 넘은 노후 장비입니다.

나머지는 대부분 설치한 지 16∼19년 됐습니다.

일부는 30년을 넘었고, 무려 38년째 사용 중인 것들도 있습니다.

부두 내 야적장에서 컨테이너를 옮기고 트럭에 싣고 내리는 트랜스퍼 크레인들도 사정은 비슷해 북항 전체 120기 가운데 72기가 20년을 넘겼습니다.

북항의 크레인들은 오래전에 설치한 것이다 보니 신항의 장비들에 비해 안전장치도 미흡합니다.

비상 브레이크가 있으면 컨테이너가 추락하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지만,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신항에 밀려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운영사들이 투자를 소홀히 한 탓이라고 노동자들은 지적했습니다.

장비가 낡을수록 점검과 정비에 더 신경 써야 하지만,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고가 잇따르자 부산항운노조는 "북항 운영사들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노동자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세워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작업 거부 방침까지 내비쳤습니다.

노후장비의 위험성을 인식한 항만공사와 부두 운영사들은 안전장치 보강에 나섰습니다.

신선대·감만부두를 운영하는 부산항터미널은 자체 소유 크레인 전체를 대상으로 안전점검 후 35억원을 들여 비상 브레이크를 설치하는 등 안전 장치를 보강하기로 했습니다.

부산항만공사는 지난해 말부터 신감만부두 등에 임대한 공사 소유 안벽크레인 9기의 안전장치 보강에 나섰습니다.

50여억 원을 들여 내년 3월 초까지 스프레더를 움직이는 트롤리와 주행휠 구동부에 브레이크를 설치합니다.

안벽크레인 9기가 설치된 신감만부두 운영사인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도 자체 소유 안벽크레인 2기에 대해 내년에 비상브레이크 등 안전장치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사진=항만노동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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