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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처칠 비교하며 자화자찬…"코로나 침착하게 잘 대응"

트럼프, 처칠 비교하며 자화자찬…"코로나 침착하게 잘 대응"
코로나19의 치명적 위험성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이를 무시·은폐했다는 비판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2차 세계대전 당시 윈스턴 처칠 총리와 대공항 때의 프랭클린 D.루스벨트 대통령에 비유하며 책임 회피에 나섰습니다.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0일 미시간주 프리랜드의 MBS국제공항에서 열린 유세에서 "(2차대전 당시) 히틀러가 런던을 폭격할 때, 위대한 지도자 처칠은 종종 런던의 지붕에 가서 말했다. 그는 늘 침착하게 말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침착해야 한다. 미치광이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면서 "우리는 제대로 (대응)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나치 독일의 공격에 맞선 처칠 수상의 대응과 마찬가지로 자신도 코로나19에 침착하게 대응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미국 언론들이 미리 입수해 보도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8차례에 걸쳐 이뤄진 우드워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초 코로나19가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후 지속해서 위험성을 경시하는 언급을 해왔습니다.

이 같은 보도로 논란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코로나19에 대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서 "내가 말했던 것은 침착해야 하며, 패닉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를 왜곡했다고 비판했습니다.

CNN은 처칠 수상은 1940년에 수상이 됐을 때 "우리 앞에 긴 세월의 투쟁과 고통의 시간이 놓여있다"면서 '가장 비통한 시련'을 경고하면서 앞에 놓인 도전에 대한 의심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처칠 수상은 국가적 위기 앞에서 분명한 위기의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의미입니다.

CNN은 코로나19 위험에서 눈을 돌리고 곧 지나갈 것이라고 희망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은 유화정책을 펼치며 나치독일의 위협에 맞서지 못한 네빌 체임벌린 전 영국 총리와 더 유사하다고 꼬집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 연설에서 "영국 정부가 2차 세계대전에 직면해 영국민에게 조언했듯이 '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keep calm and carry on)"며 "이것이 내가 한 일"이라고 발언한 부분도 논란을 빚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문구가 1939년 영국 정부가 만든 세 가지 중 하나지만 당시 영국 대중은 승리와 방어를 강조한 두 문구 외에 이 문구는 거의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2차 대전 때 이 문구가 사용되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오히려 처칠은 영국인에게 삶이 정상인 것처럼 지내지 말고 죽을 때까지 싸우라면서 "나는 피와 수고, 눈물, 땀 외에는 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싸움을 독려하거나 현실성에 있어서 암울한 연설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처칠이 나치의 폭격을 보기 위해 정기적으로 옥상에 올라갔지만 그곳에서 대중 연설을 한 적은 결코 없었다는 게 역사학자의 주장이라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자신을 대공황 당시인 1933년 취임 연설에서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유일한 공포는 '공포 그 자체'"라고 말했던 프랭클린 D.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비교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CNN은 그러나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대공황 당시에 직면했던 금융 붕괴를 무시하지 않았으며, 미 국민들이 이해할만한 강력한 말로 그것을 설명하고 국가적인 노력에 국민들을 결집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루스벨트 대통령 비교는 "맥락에서 벗어난 것이자 어울리지 않는 비교"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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