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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 좀 줘"…여고생 다닌 학교까지 쫓아간 스토커

지난해 10월 초 A(26)씨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B(16)양에게 친하게 지내고 싶다며 접근했다.

둘은 같은 동에 살았지만, 안면은 전혀 없던 사이였다.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요구를 B양은 거절했고, A씨는 10분간 따라다니며 계속해서 말을 걸고 괴롭혔다.

2주 뒤 A씨는 B양이 다니던 고등학교 앞에까지 찾아갔다.

하교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끝내 B양을 만난 A씨는 "피자나 치킨을 좋아하느냐"며 "사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동생 같아서 그런다"며 또 20분 동안이나 쫓아다녔고, B양은 학교 건물 안으로 몸을 피했다.

A씨는 B양을 뒤쫓아갔고 학교 건물 2층까지 들어갔다가 적발됐다.

A씨가 B양에게 저지른 범죄는 이른바 '스토킹'이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접근하거나 미행하는 행위다.

현재 스토킹을 처벌할 수 있는 법은 경범죄 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뿐이며 법정형은 1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나 구류 등에 불과하다.

2014년 297건이던 스토킹 범죄는 5년 만인 지난해 583건으로 급증했다.

'스토킹 방지법'(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이 19대 국회 때부터 계속 발의돼 왔으나 통과되지 못했다.

검찰은 A씨가 B양을 지속해서 스토킹했고, 학교 건물에 몰래 침입하기도 했다며 경범죄 처벌법에 건조물 침입 혐의까지 더해 기소했다.

그러나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동생 같은 마음에 친하게 지내고 싶었다"며 "사람을 사귀는 게 서툴러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인천지법 형사11단독 김이슬 판사는 A(26)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미성년자인 여고생에게 반복해서 접근했고 피해자를 따라 여고 안에 침입하기도 했다"며 "피해자는 피고인의 행동으로 큰 불안과 두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피고인이 과거에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이번 사건 이후로는 재차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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