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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미 서부 해안…3개 주서 대형 산불 40건 동시다발 확산

불타는 미 서부 해안…3개 주서 대형 산불 40건 동시다발 확산
미국 서부 해안의 3개 주에서 약 40건의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일대가 황폐화하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염과 강한 바람 속에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에서 발생한 이들 산불로 수십만 에이커의 땅이 불탔고,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오리건주에서는 30만여에이커, 약 1천214㎢의 땅을 불태운 산불로 디트로이트·블루리버·비다·피닉스· 탤런트 등의 일부 마을이 "사실상 파괴됐다"고 케이트 브라운 주지사는 밝혔습니다.

특히 인구 7천 명 규모의 피닉스 지역에서는 1천 채가 넘는 주택이 소실됐고, 인근 탤런트에서도 수백 채의 집이 불탔습니다.

브라운 주지사는 8일 저녁 주민 수천 명이 불길을 피해 대피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오리건주에서만 35건의 대형 산불이 진행 중입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올해 산불로 불탄 면적이 서울 면적의 14.7배인 220만 에이커, 약 8천903㎢로 이미 연간 기록을 경신한 상황입니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은 아직도 올해 산불 시즌이 넉 달이나 더 남았고 지금도 약 20개에 달하는 대형 산불이 맹렬히 타오르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

캘리포니아주 방위군의 제시 밀러 대령은 폭염과 강풍, 낮은 습도, 가뭄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상황을 거론하며 "아마도 캘리포니아가 경험한 가장 도전적인 산불 시즌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산불은 북쪽부터 멕시코 국경까지 1천287㎞에 걸쳐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 중부 마데라·프레즈노카운티의 산맥의 '크리크 파이어'는 지난 4일 시작해 15만2천에이커, 615㎢를 태우고 최소 360동의 구조물도 파괴했습니다.

시에라국립산림에서는 산불로 고립된 사람 385명과 동물 27마리가 헬기로 구조됐고, 주민 3만 명 이상이 대피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는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하늘을 뒤덮으면서 대낮에도 하늘이 온통 주황색으로 물든 채 어두워 조명을 켜지 않으면 생활이 어려운 지경입니다.

일부 주민들은 '세상의 종말이 온 것 같다'고 불안해하며, 외출을 삼가고 있고, 길가에 주차해둔 자동차 지붕과 보닛 위에는 새카만 분진이 잔뜩 내려앉았습니다.

국립기상청(NWS)의 기상학자 크레이그 슈메이커는 시에라네바다 산맥 일대에 발생한 '베어 파이어'로 인한 대량의 매연이 밤새 12㎞ 높이까지 날아올라 가며 재와 얼음이 뒤섞인 거대한 먹구름이 형성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로스앤젤레스(LA) 일원에서는 '밥캣 파이어'가 발생해, 1만300에이커, 약 42㎢를 태우면서 LA 동북쪽의 패서디나 일부 지역 등에 대피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이밖에 워싱턴주에서는 최근 12차례의 산불 시즌에 불탄 면적보다 더 많은 땅이 7일 하루 동안 산불에 소실됐다고 제이 인슬리 주지사가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집계된 피해 면적이 33만에이커, 약 1천335㎢에 달합니다.

워싱턴주 동부의 몰든에선 산불이 마을을 덮치며 주택과 소방서·우체국·시청·도서관 등 공공 인프라의 80% 이상이 파괴됐습니다.

인슬리 주지사는 "이 산불들 거의 전부가 어느 정도 사람에 의한 인재라고 생각한다"며, "변화하는 기후와 함께 우리가 살아가야 할 새로운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9일 오전 영향권에 든 인원이 3천만 명이 넘는 워싱턴·오리건·캘리포니아·네바다· 애리조나주 등 5개 주 일부 지역에는 적기(red flag) 경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미국 전국합동화재센터(NIFC)에 따르면 미국 서부 지역에서는 현재 85건이 넘는 대형 산불이 진행 중이며 그중 40개가 서부 해안의 주에서 불타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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