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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만 오면 유리창 박살…신종 재난 신세 된 '빌딩풍'

태풍만 오면 유리창 박살…신종 재난 신세 된 '빌딩풍'

송성준 기자 sjsong@sbs.co.kr

작성 2020.09.09 20:52 수정 2020.09.09 21:4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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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연이어 불어닥친 태풍으로 부산에서는 이렇게 초고층 건물 유리창이 줄줄이 깨졌습니다. 높은 건물들 사이에서 더 세차게 부는 이른바 빌딩풍이 태풍의 위력을 더 키웠기 때문입니다. 이게 자연재해라기보다는 아무런 대비 없이 빌딩을 높게만 쌓아 올린 사람들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송성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고 100층이 넘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3개 동 건물의 유리창 수백 장이 깨졌습니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 인근주민 : 이젠 바람만 불고 무슨 태풍주의보만 내렸다 하면 가슴 졸이고 살아야 해요. (엘시티 들어서고 나서요?) 예.]

태풍 하이선 때 주변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50m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시각 바닷가 풍속의 2배가 넘습니다.

태풍이 절정일 때는 아예 측정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권순철/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 엘시티는 (오전) 8시 관측이 불가능했고요. 새벽 3시에 했을 때만 해도 이미 바람이 너무 세서 이제 관측을 해야 되느냐, 말아야 되나, 판단할 정도였어요.]

빌딩풍은 바람이 고층 건물 사이를 지나면서 서로 부딪치고 건물에 부딪힌 바람이 아래로 꽂히듯 내려오면서 두 배로 강한 돌풍으로 변하는 현상입니다.

피해가 커지자 빌딩풍을 신종 재난으로 입법화하자는 주장까지 제기됐습니다.

빌딩풍은 아직 재난안전법상 자연재해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건축법에서도 재해환경영향평가 대상에서 빠져 있는 실정입니다.

부산시는 피해가 예상되는데도 해안가 초고층 건물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조차 면제해 줬습니다.

자연재해가 아니라 예고된 인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일본과 독일은 건물 중간에 바람길을 만들어 주고 영국은 건물 외벽에 대형 풍력터빈을 설치해 빌딩풍을 예방합니다.

태풍에 취약한 지역에서는 건물 설계나 도시계획 단계부터 빌딩풍 환경영향평가를 의무화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유미라,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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