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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풍'의 위력…태풍 때 부산 고층건물 바람 강도 2배

태풍 마이삭에 꺾여버린 신호등 (사진=연합뉴스/부산경찰청 제공)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부산을 강타했을 때 해안가 고층 건물 주변에 바람이 더 강하게 부는 '빌딩풍 현상'이 실험으로 확인됐습니다.

행정안전부와 부산시가 발주한 빌딩풍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부산대학교 권순철 교수팀은 어제(7일) 0시부터 12시간 동안 해운대 해안가 고층 건물 주변의 풍속을 측정했습니다.

측정은 101층 건물 1개 동과 80층짜리 건물 2개 동으로 이뤄진 해운대 해수욕장 앞 엘시티 주변 12개 지점과 80층짜리 아파트가 밀집해있는 마린시티 일대 24개 지점에서 진행됐습니다.

김 교수는 이 데이터를 국립해양연구원이 해상에서 풍속을 측정한 값과 비교해 고층 건물 주변에서 발생한 빌딩풍 현상을 규명하고자 연구하고 있습니다.

빌딩풍은 바람이 고층 건물의 사이를 통과하면서 풍속이 빨라지고 바람 방향이 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상 기후로 현상으로 해안가에 해일이나 태풍 피해 가능성이 더 커진 상황에서 '빌딩풍'은 피해를 더 키울 수 있는 '신종 재난'으로 여겨집니다.

김 교수는 해상에서 10분 단위로 측정된 풍속 중 최대 풍속은 초속 23m로 나왔지만, 마린시티 24곳의 평균 10분 단위 풍속 중 최대는 초속 30m로 훨씬 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순간 최대 초속은 마린시티 일대에서 최대 초속 50m까지 기록됐습니다.

엘시티의 경우 태풍이 절정인 시간대는 아예 측정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김 교수는 "바람이 너무 심해 사람이 나가서 측정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어서 오전 6시부터 엘시티의 측정은 포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오전 3시 측정된 엘시티 12개 지점 평균 풍속은 초속 17∼18m로 해상에서 측정된 초속 8∼9m보다 2배가량 강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교수는 "건물에서도 특정 지점 숫자라면 의미가 없겠지만 여러 곳을 측정해 평균을 낸 것이어서 '빌딩풍 효과'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앞서 해운대구 용역 의뢰로 수행했던 빌딩풍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가 이번 실측자료와 상당히 유사해 과학적으로 빌딩풍을 입증하는데 한 발 더 다가섰다"고 말했습니다.

해운대가 지역구인 하태경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빌딩풍을 재난으로 규정하고 피해 재발을 막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공유재인 해안 절경을 고층 아파트와 레지던스 형태로 독차지하도록 허용한 부산시의 난개발이 신종 재난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빗발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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