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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사 때도 이러지는 않았는데"…태풍 쓰레기에 뒤덮인 동해안

"루사 때도 이러지는 않았는데"…태풍 쓰레기에 뒤덮인 동해안
"태풍 '루사' 때도 이러지는 않았는데, 이걸 언제 다 치울지 막막합니다."

오늘(4일) 오전 강원 양양 낙산항 활어회센터에서 만난 한 어민들은 회센터 앞을 가득 메운 쓰레기를 치우며 한숨을 지었습니다.

어민들은 "사상 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된 2002년 루사 때도 이러지는 않았는데 항구는 물론 회센터 앞까지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밀려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 어민은 "활어회센터 앞의 쓰레기는 치운다고 하더라도 항구 내 바다에 떠다니는 엄청난 양을 쓰레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초강력 태풍이 또 올라온다는데, 저걸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두면 또 회센터로 밀려들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어민은 "난생처음 본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활어회센터 앞까지 들이닥쳤다"며 "수족관도 깨지고 횟감용 활어들도 다 잃어버렸다"고 허탈해했습니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지나간 동해안이 파도에 밀려 나온 쓰레기로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태풍 쓰레기 수거작업

피서객들이 떠난 해변은 물론 해일성 파도에 침수 피해를 본 항·포구도 온통 쓰레기 천지입니다.

설악권 대표적 해수욕장 가운데 하나인 양양 낙산해수욕장의 경우 엄청난 쓰레기가 밀려 나와 백사장은 그야말로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했습니다.

인근 설악해변과 정암해변도 쓰레기에 점거당하다시피 했으며 물치해변 역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쓰레기가 가득한 상태입니다.

속초 설악항 방파제와 설악항∼대포항 구간 해변에는 산사태 지역에서 쓸려 내려온 것으로 보이는 지름 20∼30㎝ 크기의 뿌리까지 달린 엄청난 양을 나무가 뒤엉킨 채 밀려 나와 있습니다.

주변 바다에까지 떠내려가 '둥둥' 떠다니는 나무들이 목격돼 어선 충돌사고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설악항도 낙산항과 같이 항 내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치우지 못해 어선을 정박할 수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치단체는 활어회센터 등 우선 급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의 쓰레기 수거에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야 하는 데다가 또 다른 태풍 '하이선'이 북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치단체 관계자는 "당장 영업을 해야 하는 활어회센터 등을 제외한 해변과 방파제 등 나머지 부분의 쓰레기는 태풍 '하이선'이 지나간 뒤에 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02년 8월 31일 강릉에서는 기상관측 이후 최대 일일강수량인 870.5㎜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사망 46명, 실종 5명, 부상 17명 등 68명의 인명피해와 8천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국가 전체적으로도 5조 원이 넘는 재산 피해는 물론 사망·실종자 246명, 이재민 6만3천여 명이라는 엄청난 인명피해가 났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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