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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넘게 있지만…" 온누리상품권에 '시름'하는 이유

<앵커>

대구 농수산물 도매시장 상인들이 요즘 온누리상품권 때문에 시름이 깊다고 합니다. 가게마다 많게는 1억 원 넘게 온누리상품권이 있지만 쓰지도 못하고 있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박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 매천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입니다.

청과 도매상을 운영하는 A 씨는 1억 원이 넘는 온누리상품권을 보관만 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이 아니기 때문에 상품권을 현금화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A 씨와 거래하는 전통시장이나 노점상, 소매 상인들이 대금으로 온누리상품권을 건네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A 씨/농수산물 도매시장 입점 상인 : (온누리상품권을) 못 받는다고 아무리 해도, 사실은 저희 같은 경우에는 안 받을 수가 없는 거예요. 안 그러면 전부 외상으로 줘야 하니까, 달마다 마감도 해야 하는 상황이니까,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처럼 쌓이고 있는 상품권을 현금화하는 건 명백한 불법인 데다 그마저도 10% 가까이 수수료를 떼야 해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곳에 입점한 청과나 채소, 수산 등 도매상은 300여 곳, 가게마다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대의 상품권이 있지만, 유동자금 확보를 위해 대출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구시는 온라인상품권의 비가맹점 사용이나 현금화는 불법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습니다.

[고병제/대구 과일중도매인연합회장 : 진짜로 피가 마르거든요. 돈이 마감을 못 하면 물건을 못 떼니까 영업을 못 하는데,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 중도매인 대다수는 정말 절망적으로 영업을 못 할 수 있는 위기가 오니까,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다 온누리상품권 비가맹점도 지불 수단으로 받은 상품권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법안도 아직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코로나 사태에다 현금으로 바꿀 수도 없는 온라인 상품권을 받아둔 지역 도매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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