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방파제 넘어 육지 삼킨 '마이삭'…강원 동해안 아수라장

방파제 넘어 육지 삼킨 '마이삭'…강원 동해안 아수라장
제9호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밤사이 강원 동해안에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오늘(3일) 오전 6시 30분을 전후해 마이삭은 강릉 인근 동해 앞바다로 빠져나갔으나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방파제를 넘은 파도는 바다와 육지 간 경계를 허물어버렸고, 상가 등 각종 시설물을 초토화했습니다.

저지대 상습 침수지역은 또다시 피해를 봤고 교량이 무너지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라 주민 345명이 일시 대피했으며 이재민 25명이 발생했습니다.

삼척 임원항에 몰아치는 태풍 (사진=삼척시 제공, 연합뉴스)

태풍 피해는 강릉, 속초, 양양, 삼척 등 동해안에 집중됐습니다.

한때 초속 46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몰아친 강릉에서는 옥계면 주수천 범람으로 원평교에서 산계3리 초입까지 통행이 금지됐습니다.

남대천 둔치는 완전히 물에 잠겼고, 진안상가는 경포호 물이 넘치면서 침수됐습니다.

삼척에서는 가곡면 풍곡리 등 5개 마을에 정전이 발생해 350가구가 불편을 겪었습니다.

삼척 임원항에는 집채만 한 너울성 파도가 방파제를 넘으면서 선박 4척이 전복됐습니다.

도로 아스팔트 포장은 폭격을 맞은 듯 파괴됐고, 활어회센터 2층 구조물은 앙상한 뼈대만 남았습니다.

항구는 부서진 시설물에 해양 쓰레기까지 뒤엉켜 쓰레기장으로 전락했습니다.

항구 일대 상가 등 시설물도 크게 파손되고 해양 쓰레기까지 떠밀려와 길거리에 널브러졌고, 항구 한편에는 해양 쓰레기가 떠밀려와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어제 저녁 집중호우가 쏟아진 속초와 양양에서는 침수 피해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수 발생했습니다.

양양지역 7번 국도와 속초 동해대로 청대초교 삼거리∼청초지구대 양방향 도로 등 곳곳이 한때 물에 잠기면서 차량 통행이 통제됐습니다.

고성에서는 진부령 46번 국도가 오늘 오전 7시 40분쯤 토사 유출로 대대리부터 정상 부근까지 통행이 전면 통제됐고, 죽왕면 인정리 한 주택은 집 뒤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부서졌습니다.

이밖에 평창에서는 진부면 송정교와 동산교가 불어난 강물에 일부 유실됐고, 태백은 함백산 나들목부터 경북지역 경계 산사태로 도로가 통제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강원 강릉시 진안상가 횟집 주변 (사진=연합뉴스)

강원도소방본부는 오늘 오후 1시까지 인명구조 10건, 배수 지원 20건, 안전조치 281건 등 피해 신고 311건을 접수했습니다.

어제 오후 7시 36분쯤 양양군 현남면 하월천리에서 산사태로 도로가 막혀 고립된 2명 구조를 시작으로 같은 날 밤까지 7건을 출동해 16명을 구조했습니다.

오늘에도 오전 0시 36분쯤 양양군 손양면 상양혈리에서 도로 붕괴로 인해 승용차가 하천에 추락해 차 안에 고립된 1명을 구조하는 등 3건을 출동해 3명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습니다.

침수된 주택이나 상가에서는 배수 지원 요청이 잇따라 20회 출동해 50t의 빗물을 빼냈습니다.

주택 지붕이 날아가거나 낙석, 가로수 쓰러짐으로 인한 도로 장애 등 피해 신고도 281건을 접수해 안전조치했습니다.

119 신고는 양양, 속초, 정선, 강릉에서 각각 30∼40건이 접수됐고, 다른 지역에서도 적게는 2건에서 많게는 10건 안팎의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침수 또는 낙석 피해가 발생한 도로 20여 곳을 통제했으며, 안전조치 후 통행을 재개하고 있습니다.

강원도는 현재까지 공공시설(49건)과 사유시설(25건), 정전피해(2건) 등 76건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으나 아직 최종 집계가 되지 않아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재민은 삼척 3가구 3명, 고성 1가구 1명, 양양 17가구 21명으로 파악됐으며, 이 중 삼척지역 이재민 3명은 귀가했습니다.

안전사고를 우려해 일시 대피했던 233가구 345명은 오늘 오후 집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KTX 강릉선·영동선·태백선은 내일 운행을 재개합니다.

토사 유출로 통제된 진부령 정상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어제부터 오늘 오후 1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미시령 496㎜, 진부령 491.2㎜, 양양 333.5㎜, 강릉 231.4㎜, 고성 간성 230㎜, 속초 211.5㎜, 태백 201.2㎜, 동해 114.4㎜, 삼척 99㎜ 등입니다.

양양에는 어제 오후 7시 25분부터 1시간 동안 무려 124.5㎜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태풍 마이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비의 강도는 약해지고 있으나 산지를 중심으로 초속 10∼45m의 강풍이 불고 있습니다.

오늘 정오부터 한 시간 동안 최대 순간풍속(초속)은 설악산 41.4m, 미시령 39m, 정선 사북 30.3m, 강릉 연곡 24.2m, 양양 공항 23.1m, 고성 현내 19.4m 등입니다.

게다가 마이삭에 이어 제10호 태풍 '하이선'도 한반도를 향해 접근하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됩니다.

하이선은 서북서 방향으로 점차 올라와 일본을 지나 7일 새벽 남해안 인근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후 대구, 춘천 부근을 거쳐 북한 원산 주변을 지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진=삼척시 제공, 국토교통부 CCTV 캡처,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