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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재확산 전인데…7월 소비 감소가 보여준 것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벌써 지지난 달이 됐네요. 어제(31일) 7월 산업 지표가 발표됐는데, 수치들이 예상보다 더 안 좋네요.

<기자>

네. 우리나라는 8월 전까지는 방역에도 성공하면서 경제 봉쇄도 피한 나라 중의 하나로 꼽혔죠. 그래서 7월부터는 경기도 조금씩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2분기가 모든 면에서 저점이 될 것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7월의 뚜껑을 열어보니 코로나 재확산 분위기 속에서 더 걱정되는 점들이 눈에 띕니다.

무엇보다 소비가 크게 줄었습니다. 6월보다 7월에 사람들이 돈을 훨씬 덜 썼습니다. 6월에 100만 원을 쓴 사람이 7월에는 94만 원만 쓴 수준입니다.

감소 폭만 놓고 보면 지금 보시는 것처럼 코로나로 인해서 소비가 처음 얼어붙었던 지난 2월과 비슷한 모습을 보입니다.

7월에는 사실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 하는 정도도 2분기보다 훨씬 느슨해지고 활동이 좀 활발해지던 시기인데도 말이죠.

가장 큰 이유는 역시 5월 중순부터 전 국민에게 나눠줬던 긴급재난지원금이 6월에 이미 거의 다 소진됐기 때문으로 봅니다.

지원금을 쓸 수 있는 기간은 8월 31일까지로 해뒀지만 실제로는 6월에 거의 다 썼다, 90%는 소진했다는 겁니다.

<앵커>

재난지원금도 그렇고요. 상반기까지는 소비세 감면 같은 정책을 시행을 했었는데 그걸 다시 없애거나 이랬던 부분도 영향을 좀 끼쳤을 것 같아요.

<기자>

네. 돈을 나눠주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하시라고 이런저런 세금 혜택도 상반기에 적극적으로 줬었죠.

특히 자동차를 살 때 내야 하는 개별소비세를 깎아줘서 차값에 할인 효과를 주는 굵직한 감면 정책 같은 것들이 상반기로 끝났습니다.

실제로 7월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돈을 덜 쓴 게 승용차를 비롯한 내구재입니다. 목돈이 들어가는, 큰 맘먹고 사야 하는 물건들에 대한 소비가 대체로 15.4%나 줄었습니다.

큰돈 말고도 옷도 덜 샀고요. 꼭 필요한 약이나 음식마저도 6월보다 돈을 좀 덜 썼는데요, 목돈 나가는 품목들에서 소비가 급감했습니다.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겠습니다. 첫 번째로는 나라에서 나눠준 지원금을 다 쓰고 나니 소비 여력은 다시 줄어들고 말았다, 특히 긴급재난지원금 받아서 벌충했던 것을 빼면 벌어들이는 소득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던 사람들이 다시 허리띠를 조였다고도 볼 수 있고요.

또 하나는 꼭 필요하거나 갖고 싶었던 것들에 대한 소비를 6월까지 어느 정도 마쳤기 때문에 집집마다의 소비계획에서 7월은 좀 쉬어가는 달이 됐을 수도 있다는 거죠.

긴급재난지원금이 없었더라도 소득이 줄어들지 않았던 사람들 역시 세금 혜택 같은 걸 감안해서 상반기에 자동차를 사는 것 같은, 즉 올해의 큰 지출을 상반기에 마치게 하는, 하반기에 쓸 돈을 미리 당겨 쓰게 하는 효과도 있었다는 겁니다.

<앵커>

네. 어쨌거나 7월은 그랬다 치더라도 8월, 지난달 이후 쭉 살아났다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르는데 지금 모든 게 사실 좀 멈춰 선 상황이란 말이에요.

<기자>

네. 그래서 앞으로가 좀 더 큰 문제입니다. 지금 수도권 같은 경우는 '일단 멈춤' 기간이죠. 활동 자체가 위축돼 있고요. 미래가 더 불안해지니까 소비 심리도 위축됩니다. 돈이 있는 사람들도 안 씁니다.

여기서 이 상태를 빨리 벗어나지 못해서 이미 전국의 자영업자들이나 여러 업계들이 겪고 있는 거 같은 실질적인 소득 감소가 더 확산되면 별로 올라가지도 못했는데 다시 내려가는 이른바 W자 침체 같은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일단 오늘 정기국회도 시작되죠. 정부와 정치권이 하반기 지원책들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겁니다.

당장 정부는 이번 주에 아예 문을 닫아야 하거나 영업을 축소해서 하고 있는 수도권의 여러 사업장들에 대해서는 직원들을 내보내지 않도록 고용유지지원금을 긴급 지원합니다.

영업을 못하면서도 계속 주는 인건비의 90%까지 하루에 최대 6만 6천 원 한도 안에서 보장해 줍니다.

이걸 받으려면 원래는 매출액이 얼마 줄었다, 이런 증빙을 갖춰야 되는데 이번 주에 영업 제한받은 데들은 그런 거 따지지 않고 바로 주기로 했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다시 주는 것도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될 겁니다. 이번에는 누구에게 얼마만큼 줄까, 이게 벌써 굉장한 관심거리입니다.

2분기처럼 다 주는 것과 지난번과 달리 선별해서 주는 경우, 그리고 만약에 선별해서 준다면 도대체 어디서 끊고 얼마를 드려야 할지 여러 경우들의 득과 실, 이것을 2분기에 본 효과의 정도와 상황을 낱낱이 해부해 보면서 결정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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