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제(30일)밤 경기도 포천에서 SUV 차량이 앞서가던 미군 장갑차를 들이받아서 SUV에 타고 있던 주민 4명이 모두 숨졌습니다. 경찰은 SUV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한 건 아닌지, 또 미군 장갑차는 운행 규정을 잘 지켰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SUV 차량 앞부분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찌그러져 있고, 곳곳이 부서진 장갑차 옆에는 미군 병사들이 주저앉아 있습니다.
경기 포천시 관인면 영로대교에서 미군 장갑차와 뒤따르던 SUV 차량이 추돌해 SUV에 타고 있던 운전자 A 씨 등 50대 부부 4명이 숨졌습니다.
미군 1명은 가벼운 상처를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당시 미군은 인근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철원 실사격 훈련장으로 장갑차 두 대를 몰고 이동 중이었고, A 씨 등은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경찰은 A 씨 일행이 장갑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추돌했을 가능성이 큰 걸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 다리 위에는 가로등이 있어서 식별이 다 가능했거든요. 정확히 음주를 했나 안 했나는 (부검) 결과가 나와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부검을 의뢰해 음주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블랙박스 영상을 복원해 사고가 나기 몇 분 전 A 씨가 차 주인 B 씨와 운전대를 바꿔 잡은 이유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미군은 장갑차 행렬 앞뒤에 호위 차량을 배치하지 않은 걸로 확인됐고, 경찰은 안전 규정을 위반한 것 아닌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SNS를 통해 사망자들과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했고, 주한미군 사령부는 해당 지역 훈련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