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실책에도 불구하고 억울하게 자책점을 떠안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정정을 요구할 생각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류현진은 오늘(29일) 미국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경기 후 미국·캐나다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자책점 정정을 요청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구단이 알아서 잘해줄 거라 생각한다. 투수코치님과 프런트가 잘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구단 차원에서 MLB 공식 기록원에게 기록 수정을 요청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류현진은 볼티모어를 상대로 6이닝 동안 2점을 주고 3-2로 앞선 7회 강판했지만 구원 투수의 동점 허용으로 시즌 3승을 날렸습니다.
안타깝고 어이없는 부분은 기록원의 판단이었습니다.
류현진은 2대 0으로 앞선 6회초 투아웃 만루 위기에서 라이언 마운트캐슬을 3루수 땅볼로 유도했습니다.
그러나 3루수 트래비스 쇼가 1루에 원바운드로 송구했고,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이를 잡지 못한 사이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2대 2 동점이 됐습니다.
기록원은 애초에 3루수 송구 실책에 따른 실점으로 판단해 류현진의 비자책점으로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마운트캐슬의 타구를 내야 안타로 정정하고, 쇼의 송구 실책도 지웠습니다.
안타에 따른 실점으로 판단을 바꿔 류현진에게 자책점 2점을 줬습니다.
마운트캐슬의 타구를 3루수가 잡았어도 1루에서 타자가 살았을 것이므로 안타라는 기록원의 결정은 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했습니다.
결국 경기 중 2점대로 떨어진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16으로 다시 올랐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선 기록원의 결정에 구단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의 제기로 기록이 번복된 경우도 많습니다.
류현진은 6회 실점 상황을 두고 "2점을 앞선 상황에서 가장 좋은 건 삼진을 잡는 것이고, 내야 땅볼과 뜬공 등으로 1점만 주는 게 가장 좋았다"며 "그래서 어렵게 타자들과 승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류현진은 6회에만 공 31개를 던졌는데, "볼티모어에 리드를 뺏기지 않고 6회를 끝내 다행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평소 감정표현이 없던 것과 달리 실점 후 하늘을 보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던 류현진은 "그전까지 투아웃을 잘 잡은 상황에서 땅볼을 유도했는데 아쉬운 마음에 하늘을 쳐다보고 다음 타자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팀이 정확히 시즌의 절반인 30경기를 끝낸 가운데 류현진은 "계속 (공이) 좋아지고 있고, 100개를 던지는데에도 초반보다 무리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선발로 등판하는 경기에서 팀이 이기는 방향으로 던지는 게 중요한데 아직까진 잘 되는 것 같다"고 반환점을 도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류현진은 "랜달 그리칙의 역전 끝내기 홈런을 클럽하우스에서 함께 보고 다 같이 소리 질렀다"며 "투아웃 후 지고 있을 때 나온 극적인 홈런이라 선수들에게 내일까지도 영향을 주는 소중한 홈런이라고 생각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