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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인종차별 항의 시위서 화상연설…"역사 만들 기회 있어"

해리스, 인종차별 항의 시위서 화상연설…"역사 만들 기회 있어"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28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에서 열린 대규모 인종차별 항의 집회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흑인 여성으로는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 후보 자리에 오른 그는 녹화된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시위자들에게 공감을 표하며 힘을 실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린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백인 경찰의 총에 맞은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에 대한 '침묵'을 이어가는 가운데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행보로도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해리스 의원은 이날 과거의 민권 운동가들을 거론하며 "우리가 흑인 남성과 여성들이 우리의 거리에서 살해당하고 경제와 사법 시스템에서 뒤처져 있는 것을 계속 보고 있는 가운데 그들은 우리의 분노와 좌절감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은 신발 끈을 바짝 매고 우리와 함께 이 진행 중인 정의를 향한 싸움을 계속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의원은 지난달 타계한 흑인 민권운동 대부 고(故) 존 루이스 하원의원을 거론, "루이스 의원에게 있어 에밋 틸의 잔혹한 살인은 그의 안에 있던 '운동가'를 흔들어 깨워줬다"며 "이는 수많은 젊은 지도자의 기반이 됐던 그의 평생 여정의 출발점이었다"고 고인을 기렸다.

그러면서 시위자들을 향해 그의 임무를 떠맡을 것을 호소했다.

지난 1955년 당시 14살이었던 시카고 출신의 에밋 틸이 친척을 방문하러 미시시피주로 갔다가 백인 여성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는 의심을 받고 3일 뒤 심하게 구타당해 숨진 상태로 인근 강에서 발견된 이 사건은 흑인 민권운동의 기폭제가 된 바 있다.

해리스 의원은 "우리 앞에 놓인 길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원상태로 돌아가려는 본능에 맞서기 위해 협력한다면 우리는 바로 여기 지금 당장 역사를 만들 기회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1963년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문구로 유명한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워싱턴 행진 연설이 있은 뒤로 57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해리스 의원의 이날 화상 연설은 '제2의 조지 플로이드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 블레이크 사건으로 분노한 흑인 민심을 달래는 한편으로 이들과 함께해 나가겠다는 연대 의식을 표현, 흑인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차원도 깔려 있어 보인다.

해리스 의원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이었던 전날 워싱턴DC에서 진행된 연설을 통해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과 관련, "조 바이든 후보가 말한대로 블레이크에게 가해진 총격이 우리나라의 영혼을 관통했다"며 "이것은 너무 익숙하다. 종식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블레이크의 아버지인 제이컵 블레이크 시니어는 해리스 의원이 바이든 후보와 함께 자신에게 위로의 대화를 건네기도 했다고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전했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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