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만삭 아내 살해범 사형선고 뒤집혀…"배심원 선발 오류"

만삭의 아내를 살해한 미국 범죄자에게 내려진 사형 선고가 16년 만에 뒤집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은 24일(현지시간) 임신한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복역 중인 스콧 피터슨에 대한 사형 판결을 뒤집었다고 CNN 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피터슨의 범죄는 유죄라고 재차 확인하면서도 피터슨에게 사형을 언도한 "배심원 선발 과정에서 명확하고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며 사형 선고를 철회했습니다.

피터슨은 2002년 임신 7개월의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2004년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주 대법원은 당시 배심원단 구성을 위해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 사형 제도 자체에 반대 의견을 표명한 일부 예비 배심원들이 최종 배심원단에서 배제된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사형 제도에 부정적인 예비 배심원이 실제 배심원단 평결에서도 피터슨의 사형에 반대했을 것이라고 추정해 배심원단에서 제외한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주 대법원은 그러면서 "검찰은 다시 사형을 구형하는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며 배심원 선발과 평결 절차를 제대로 밟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주 대법원 결정을 검토하고 있으며 피해자 가족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는 2006년 이후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으며, 개빈 뉴섬 주지사는 지난해 사형 집행을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