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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에 정착한 '아열대 독성 어종'…대책 마련 목소리

<앵커>

기후변화 연속 보도, 오늘(21일)은 이미 아열대로 변한 우리 바닷속 상황을 전해드립니다. 특히 아열대 독성 어류들이 빠르게 늘고 있어 걱정인데요.

권영인, 최재영, 손형안 기자가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권영인 기자>

화려한 색깔의 산호들 사이로 자리돔이 무리 지어 다닙니다.

아열대 어종인 두동가리 돔과 청줄청소놀래기도 모습을 드러냅니다.

강한 독을 가진 라이언피쉬, 쏠배감펭도 나타납니다.

아열대 어종인데 어린 물고기들도 있습니다.

따뜻해진 제주 바다에 정착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닥과 구분이 잘 안 되는 쑤기미도 잘못 만졌다가는 독에 쏘입니다.

잠시 뒤 어른 몸체만 한 해파리가 나타납니다.

강한 독을 가진 노무라입깃해파리.

2000년대 들어 우리 바다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는 대표적 독성 어종입니다.

[이성규/스킨스쿠버 강사 : 바늘 여러 개가 피부를 찌르는 거 같습니다. 무섭습니다. 보기만 해도 멀리 도망가고 싶을 정도입니다.]

지난해 7월 제주도에서 일어난 해파리 쏘임 사고는 모두 70건이었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관광객이 크게 줄었는데도 200건이 신고될 정도로 계속 늘고 있습니다.

[김경태/소방장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 수질이 깨끗하지 않으면 발견되기 어렵습니다. 입욕객도 마찬가지고 안전요원들도 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파리뿐 아니라 아열대 독성 어종에 쏘이는 사고도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강영준/제주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 : (독성 어종 쏘임 환자의 경우) 통증이 매우 심해서 1차적인 진통제로 조절되지 않은 경우가 상당히 있었습니다.]

매년 제주 바다 어종 조사를 하는데 올해는 아열대성 어종이 절반을 넘겼습니다.

문제는 따뜻한 물속에 사는 어종 중에 독을 가진 것들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고준철/제주수산연구소 연구사 : 아직 정확한 기초자료는 없습니다만, 난류성 어종들이 한류성 어종에 비해서 독을 가진 어류들의 종수가 더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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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기자>

지난 10년, 제주 바다에서 발견된 아열대성 어종들은 모두 81종입니다.

기존에 있던 것과 새로 발견된 것들을 합친 건데 이 가운데 독을 가진 것들은 복어류를 비롯해서 가오리 그리고 쏠배감펭, 쏠종개, 독가시치, 쑤기미 등입니다.

치명적인 맹독을 가진 파란고리문어 피해 사례와 바다뱀 발견 보고까지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주변 바다에 독을 가진 아열대성 어종들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데 문제는 이에 대한 대비책이 미흡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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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형안 기자>

지난 2013년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입방해파리입니다.

야구공보다 조금 작은데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해파리 중 가장 독이 셉니다.

아열대성 해파리로 전체 해파리 중 20%가 넘을 때도 있을 정도로 개체 수는 늘고 있고 올해는 특히 동해안에서도 처음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해외에 있는 치료제는 아직 보급돼 있지 않습니다.

[강영준/제주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 : 우리나라도 해파리에 의한 피해가 점차 늘고 있고, 몇 년 전에도 실제 사망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은 필요해 보입니다.]

청산가리보다 10배 더 강한 독을 갖고 있는 파란선문어 역시 아열대 어종이지만 우리 바다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연구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고준철/제주수산연구소 연구사 : 독성을 가지고 있는 생물들이 어느 정도 자원이 유지되는지, 어느 정도 양이 되는지 이런 기초적인 생태학적 연구들이 상당히 저조한 실정입니다.]

한반도 주변 바다 수온은 세계 평균보다 2배 넘게 빠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점점 더 독해질, 한반도 주변 바다 생물에 대한 연구와 대책 마련에 관심을 더 쏟아야 할 때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서진호, 영상편집 : 전민규, CG : 홍성용·최재영·이예정)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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