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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공매도 금지, 연장이 바람직"…뭐길래?

[친절한 경제] "공매도 금지, 연장이 바람직"…뭐길래?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20.08.21 09:59 수정 2020.08.21 10:0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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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입니다. 권 기자, 지난 3월에 증시가 말 그대로 폭락을 했었고 그때 공매도 금지라는 처방이 내려졌었잖아요. 그런데 이것을 연장할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가 들리던데, 관심 있으신 분들은 물론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테니까 이 '공매도' 개념부터 먼저 한번 설명을 해주실까요.

<기자>

네, 어제(20일) 정말 굵직굵직한 일들이 많았던 하루였는데 증시에 관심 있는 분들은 그중에서도 어제 오후에 있었던 이 일에 귀가 반짝하실 것입니다.

홍남기 부총리가 어제 국회에 출석해서 지금 실시 중인 공매도 금지, 현재 경제 상황으로 봐서는 좀 더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얘기했습니다.

아직 정부 부처 간에 조율이 된 얘기는 아니라고 덧붙이긴 했지만요, 한시적인 공매도 금지가 만기 되는 것이 다음 달 15일, 얼마 안 남았거든요.

그런 시점에 부총리가 국회에서 언급까지 한 만큼 연장하게 될 가능성이 훨씬 커졌습니다. 도대체 공매도가 뭐길래 이렇게 화제냐, 낯선 분들도 많으니까 아주 간략하게 정리해보면요.

한 마디로 주가가 떨어지는 쪽에 걸어서 돈을 버는 투자 기법입니다. 예를 들어서 여기 종목이 하나 있는데 지금 1만 원입니다. 그런데 나는 앞으로 이것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그러면 일단 이 주식을 지금 가치인 1만 원에 빌려서 팝니다. 나중에 실제로 이것이 내가 예상한 대로 5천 원쯤으로 떨어지면요, 그때 내가 사는 것입니다.

그럼 이 주식이 1만 원일 때 팔아서 나한테 1만 원이 왔고, 이 주식이 5천 원이 됐을 때 사서 빌린 것을 갚으면 최종적으로 나한테는 5천 원이 남죠. 이렇게 돈을 버는 것입니다. 물론 예상이 틀려서 이 주식이 올라버린다고 하면 나는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앵커>

우리 개미 투자자, 개인 투자자들이 이것을 정말 싫어하던데 왜 그런 것인가요?

<기자>

네, 아주 싫어하시죠. 우리나라에서는 공매도가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합니다. 개인 투자자는 공매도의 참여 비중이 1%도 안 됩니다. 사실상 개인도 큰손 아니면 못하는 것이에요.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파는 투자 기법이잖아요. 우리 증시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이나 기관은 워낙 거래 물량이 많기 때문에 신용이 높고 주식을 상대적으로 쉽게 빌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은 여기서 절대적으로 불리하거든요. 이렇다 보니까 증시에 하락 요인이 있을 때마다 하락에 더 강하게 베팅하는 기관이랑 외국인들 때문에 하락장이 더 심해진다, 개인은 공매도에 참여도 못하고 여기에 대항할 힘이 없다, 그래서 개인의 손해가 커진다고 보는 것입니다. 우리 증시가 저평가되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했고요.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의 주요 세력인데 여기에 우리 증시가 끌려다닌다는 불만이 많았고요, 지난 3월의 폭락장에서 특히 원성이 커졌습니다.

결국 공매도를 부분적으로 규제하다가 3월 중순부터 전체 종목에 대해서 6개월 시한을 두고 금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의 한국 증시가 또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 개미'들이 끌고 간다, 이런 모습 처음이다, 이런 말 많이 하잖아요. 이렇다 보니까 더더욱 "역시 공매도가 나빴어"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한시적 금지가 만료되는 다음 달 15일 이후에 재개할 것이냐 굉장히 관심들이 많았는데요, 어제 오후에 홍남기 부총리가 사실상 연장 쪽으로 가닥이 잡힌 분위기를 시사했습니다.

<앵커>

말씀대로라면 개인 투자자들은 잘할 수도 없는 어떻게 보면 불공평해 보이는 제도 같기도 한데, 그러니까 아예 이참에 없앴으면 좋겠고 말하시는 분들도 꽤 있어요.

<기자>

그렇죠. 그런데 사실상 그건 현실적이지는 않습니다. 공매도는 나름대로 시장 기능이 있고요. 세계적으로 일반적인 투자 기법입니다.

미국을 비롯해서 독일, 일본, 영국 같은 큰 증시들은 3월 폭락장에도 공매도를 제한한 적이 없고요, 유럽에서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나라들이 한시적으로 제한했다가 지금은 재개한 상태입니다.

우리만 앞으로도 아예 공매도가 계속 없다, 이렇게 되면 일단 한국 증시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워지는 면이 있고요. 외국인 투자 자체가 많이 떠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우리에게도 그렇게 유리하지는 않죠.

그렇지만 말씀드린 것처럼, 개인 투자자들이 구조적으로 너무 불리한 면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당분간 금지를 연장하면서 제도를 손보는 시간으로 삼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옆 나라 일본만 해도 공매도에서 개인의 비중이 25%나 됩니다. 이 정도면 개인이랑 기관이랑 다 같이 하는 것이죠.

일본은 기관보다 신용이 한참 낮을 수밖에 개인에게도 주식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하는 금융기관을 따로 둬서 개인이 공매도를 할 수 있게 해주거든요.

이런 식으로 보완할지, 아니면 어떻게 할지 어쨌든 개인에게 불리한 구조를 뜯어보고 바꾸는 시간으로 삼자, 이렇게 가닥이 잡히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어쨌거나 개인이든 기관이든 큰손이 유리한 것이 이 공매도 제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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