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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 맞은 듯 부서진 정원…장마가 남긴 숙제

<앵커>

이번 장마 길기도 길었고 비도 참 많이 내렸는데요, 비가 그친 뒤 수해의 흔적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자연재난을 막을 수야 없겠지만, 일부 피해 지역을 보면 꼭 이래야만 하는 건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G1 최돈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둔치 아래 만들어놓은 대규모 정원이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정원 광장 절반이 폭격을 맞은 듯 부서졌습니다.

드넓은 잔디밭도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가 선명하게 남았습니다.

흙더미가 뒤덮어 폐허가 된 정원도, 산산조각난 산책로도 복구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정원 광장으로 연결되는 산책로입니다. 산책로 절반은 토사에 뒤덮였고, 나머지 절반은 보시는 것처럼 도로가 그대로 주저앉아버려 산책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하천을 정비하고 친수공간을 확보한다며 만든 정원으로 지난해 연말 사업이 마무리된 곳입니다.

소양강댐 방류로 1년도 못 가 거센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망가진 겁니다.

댐에서 불과 3km 하류에 조성하다 보니 댐이 방류할 경우 언제든 물에 잠기거나 쓸려나갈 수 있습니다.

[인근 주민 : 다 떠내려갔네. 물 때문에 방류하니까. 이게 방류할 때마다 피해가 난다는 소리잖아.]

춘천의 또 다른 하천 산책로입니다.

산책로 주변에는 부서진 아스팔트 잔해들이 널브러져 있고 산책로 옆에 조성했던 잔디들은 모두 쓸려나갔습니다.

춘천시가 예산 12억 원 들여 지난해 연말 정비한 곳인데 1년도 안 돼 망가진 겁니다.

[인근 주민 : 사람이 걷어낸 것 같이 싹 쓸려갔네요. 1년이 뭐야, 올봄에 만든 것 같은데..]

이번 장맛비로 인한 도내 잠정 피해액은 1천 642억 원.

허술한 사업 추진에 부실한 공사까지, 장맛비를 탓하기에 앞서 수해가 반복되는 이유부터 찾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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