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Pick] "행동하는 양심"…45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 목소리 공개

[Pick] "행동하는 양심"…45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 목소리 공개
▲1975년 4월 19일 함석헌 선생의 '씨알의 소리' 창간 5주년 기념 시국강연회에서 '행동하는 양심'에 대해 연설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사진제공=연세대 김대중도서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에 맞춰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이 45년 전 김 전 대통령의 육성 자료를 최초 공개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에 관한 연설 중 일부입니다.

지난 1975년 4월 19일, 김 전 대통령은 서울 중구 정동 젠센 기념관에서 열린 사상가 함석헌 선생의 '씨알의 소리' 창간 5주년 기념 시국강연회에서 185분 길이의 연설을 했습니다.

김대중도서관 측은 연설 중 '행동하는 양심'에 관련된 부분을 2분 5초 분량, 3개의 파일로 정리해 공개했습니다.

박정희 유신 정권에 대항하는 내용인데요, 당시 만 51세였던 김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행동하는 양심'에 대해 언급하며 독재 정권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은 김 전 대통령이 1975년 3월 8일 동아일보 1면 하단에 기명으로 낸 후원 광고에서 처음 사용한 표현입니다. 민주화 운동 시기 김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표현이기도 하죠. 지난 2009년 6월 11일 마지막 대중 연설에서도 언급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은 김 전 대통령의 유언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번에 공개된 육성파일, 직접 들어보시죠.
 

"여러분! 내가 지난번에 동아일보에서 여러분께 <동아일보> 지원 광고를 호소할 때에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여러분 중에서는 속으로 '이 정부 하는 일을 마땅치 않고 나쁘다고 생각하니까 나는 민주주의편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과거와 같이 선거가 있을 때에는 과연 그랬습니다. 그러나 지금 선거가 없습니다. 선거가 있다면 평소에는 가만히 있다가 한 표 쿡 찍으면 되는 것인데 지금은 그것을 할 수 있는 길이 없어요."

"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방관은 최대의 수치, 비굴은 최대의 죄악'입니다. 함 선생님께서 자유당 때에 '생각하는 국민이라야 산다' 말씀했는데 생각하는 국민, 행동하는 국민이어야 만이 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에게 무슨 폭동을 선동하는 것도 아니고 불법 행위를 선동하는 것도 아닙니다. 평화적으로 합법적으로 하자는 것입니다. 떳떳히 나와서 싸울 수 있는 사람은 싸우고, 떳떳히 나오기가 어려운 여건에 있는 사람들은 익명으로라도 엽서로, 전화로,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우는 사람들을 격려해서 그분들이 좌절되지 않도록 해주어야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행동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모두가 나설 때에 우리의 목적은 달성됩니다."

"우리가 다같이 결심하고 양성으로 하건 음성으로 하건, 국민으로서 무엇인가 행동을 한다고 할 것 같으면 나는 머지않아서 우리 민주주의가 회복된다는 것을 내가 여기에서 여러분께 다 그 이유를 말할 수 없지만 내가 아는 모든 여건 위에서 그것은 틀림없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내가 보증하겠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