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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대선 불복 시위 격화…야권, 재선거 등 요구

벨라루스 대선 불복 시위 격화…야권, 재선거 등 요구
옛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에서 장기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최근 대선 승리와 6기 집권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엿새째 이어졌습니다.

야권은 부정선거 결과를 취소하고 재선거를 실시하거나 정권 이양을 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타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대선 당일인 지난 9일부터 수도 민스크를 포함한 여러 도시에서 저항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민스크에선 이날 오후 학교 교사들이 길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습니다.

지나던 일부 행인들도 시위에 가세했고, 자동차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려 지지를 표시했습니다.

민스크에 있는 '민스크자동차공장', '민스크트랙터공장' 등 대규모 사업체 근로자들도 집회를 열거나 파업을 벌이며 선거 부정과 경찰의 폭력적 시위 진압에 항의를 표시했습니다.

저녁 무렵이 되면서 시위대가 정부 청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있는 시내 독립광장에 집결했습니다.

시위대는 대선 투표 결과 재검표와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했습니다.

타스 통신은 시위대 규모가 수천 명이라고 전했고, 일부 언론은 1만 명 이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내무군은 정부 청사 주위를 둘러싸고 경비에 들어갔고 민스크 외곽에 주둔하고 있던 군인들이 시내로 이동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타스 통신은 시내 독립공장에 배치된 일부 진압경찰이 시위대에 대한 연대 표시로 방패를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벨라루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에 앞서 이날 대선 최종 개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80.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밝혔습니다.

2위를 차지한 여성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10.12%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직 교사 출신인 티하놉스카야는 대선 출마를 준비하다 당국에 체포된 반정부 성향의 유명 블로거 세르게이 티하놉스키의 아내로 남편을 대신해 출마했었습니다.

현재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머물고 있는 티하놉스카야는 이날 민스크의 선거운동본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이 60~70%의 득표율로 승리했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벨라루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법치 회복을 위한 조속한 조치 필요성을 고려해 나는 권력 이양을 위한 조정위원회 창설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현 정권과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티하놉스카야는 앞서 당국의 압박으로 리투아니아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대선에 앞서 후보 등록이 거부됐던 다른 야권 인사 빅토르 바바리코의 선거운동본부는 9월 15일 이전에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바바리코 측은 중앙선관위를 포함한 모든 선관위를 새로 구성하고, 국제참관단과 CCTV의 감시하에 재선거를 실시하고 개표도 공개적으로 진행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벨라루스의 대선 불복 시위는 지난 9일 선거에서 1994년부터 철권통치로 장기집권을 지속해오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압도적 득표율로 6기 집권에 성공했다는 잠정 개표 결과가 알려진 뒤부터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위는 이후 경찰의 강경 진압과 참가자 폭행 및 무더기 체포 등에 분노한 시민들이 가세하면서 격화됐습니다.

시위 과정에서 지금까지 6천 명 이상이 체포되고, 수백 명이 다쳤으며 2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저항이 거세지자 경찰은 전날 진압과정에서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다친 데 대해 사과하고, 일부 시위 참가자들을 석방하기 시작했습니다.

내무부는 이날 시위 가담자 2천 명 이상이 석방됐으며 계속 석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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