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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눈이 둥지서 깬 뻐꾸기…아파트 단지서 포착된 모정

<앵커>

붉은 머리 오목눈이 새가 새끼 뻐꾸기를 돌보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제 새끼는 잃은 채 새끼 뻐꾸기를 애지중지 키우는 모습을 배대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아기 새 한 마리가 입을 한껏 벌려 먹이를 달라 보챕니다.

곧이어 어미 새가 나타나 아기 새 입에 연신 먹이를 나릅니다.

그런데 아기 새의 몸집이 어미 새보다 더 크고 색깔도 어미 새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어미 새는 붉은머리오목눈이, 새끼는 뻐꾸기입니다.

[이진원/경희대 생물학과 학술연구교수 : 1% 정도의 조류들이 자기가 직접 새끼를 기르지 않고 다른 새 둥지에다 알을 낳아요. 대신 새끼를 키우게 하는 번식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걸 '탁란'이라고 하고요.]

남의 둥지에서 깨어난 뻐꾸기는 오목눈이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고 심지어 알에서 깨어난 새끼도 밀어내는 방식으로 생존합니다.

하지만 새끼를 구별할 능력이 없는 오목눈이는 오직 둥지 안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랑으로 돌봅니다.

이런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오목눈이가 새끼 뻐꾸기를 돌보는 모습이 발견된 건 매우 드문 일입니다.

[백기수/한국사진작가협회(최초 발견자) : 퇴근길에 지나가다 새소리가 너무 크게 나서 들여다보니까 뻐꾸기 탁란 과정을 발견하게 됐고요. 너무 신기했고 우리 인간과 자연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뻐꾸기는 이렇게 3주가량을 얹혀살다 독립생활을 시작하는데 장성한 뒤 또 다른 새에게 자신이 낳은 알을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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