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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로 도마 위에 오른 '산지 태양광'…비중 줄이고 관리 강화

산사태로 도마 위에 오른 '산지 태양광'…비중 줄이고 관리 강화
▲ 산사태로 파손된 충북 제천시 대랑동의 태양광 설비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의 주축인 태양광이 산사태 유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태양광이 산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계속되는 논란에 규제를 통해 보급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체 태양광발전에서 산지(임야)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39.2%에서 2018년 32.5%, 2019년 31.5%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대신 농지와 기타 용지(과수원, 목장 용지 등)를 활용한 태양광 비중이 2017년 각 25.5%, 11.7%에서 2019년 각 30.3%, 12.6%로 증가했습니다.

산지 태양광 허가 건수는 2018년 5천553건에서 2019년 2천129건으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허가 면적은 2천443㏊에서 1천24㏊로 줄었습니다.

이는 2018년 정부가 산지 태양광에 대한 혜택을 줄이고 설치기준을 까다롭게 만드는 등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2015년 14.3%에 불과했던 산지 태양광 비중은 2017년에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산지 가격이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넓은 땅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산림조성 부담금 면제 등 각종 지원 혜택이 제공되면서 우후죽순 생겨난 탓입니다.

그러나 2018년 5월 경기도 연천군과 강원도 철원군 등 태양광 발전시설 주변에서 산사태 등 사고가 이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그해 10월 정부가 관련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산지 전용허가를 받은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대체 산림자원 조성비'의 면제 대상에서 태양광발전시설을 제외하고 태양광시설을 산지 일시사용허가 대상으로 바꿔 투기를 차단했습니다.

또 사용 산지의 평균 경사도 허가기준을 25도에서 15도 이하로 강화하는 동시에 산지 태양광에 부여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도 축소했습니다.

정부는 이와 같은 조치가 산지 태양광의 환경 훼손을 막으려는 목적이지 산사태 때문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태양광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매우 적어 이전 정권 때부터 태양광을 키우려는 노력을 해왔다"며 "사업 과정에서 나무를 많이 베야 해 환경이 크게 훼손된다는 지적이 있어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유독 산사태가 많이 발생한 것은 단기간에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산 전체가 약해졌기 때문으로, 태양광 설비가 있는 곳에서만 집중적으로 일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전체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 1만2천721곳에서 이번 폭우로 피해를 본 곳은 12곳으로 0.1%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산지 태양광이 산사태와 완전히 무관한 것은 아니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데다 '탈원전' 정책과 맞물려 정치적 쟁점으로 다시 떠오르자 난감해하는 모습입니다.

앞으로 산지 태양광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되면서 규모가 계속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정부는 태양광 발전 시설의 운영상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비상대책반을 운영하는 한편 시설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존의 태양광 발전시설이 집중호우와 같은 기후 위기 상황을 고려해도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지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보완할 점이 있다면 관련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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