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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아물기도 전에 또 폭우…광주·전남 수해민 '한숨'

<앵커>

호남 지역에는 폭우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집중호우가 내려서 엎친 데 덥친 격이 됐습니다. 이재민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KBC 이상환 기자입니다.

<기자>

마치 폭탄을 맞은 듯 100여m의 강변도로가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도로 난간은 엿가락처럼 휘었고, 무너진 도로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물웅덩이가 생겼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폭우로 불어난 섬진강 물이 태풍과 집중호우로 유속까지 빨라져 도로 밑 지반을 깎아낸 겁니다.

[박봉춘/전남 광양시 다압면 : 섬진강 물이 내려가면서 밑에 흙을 빼 가 버리니까 내려앉아 버린 거지. 차 한 대 오다가 여기 빠졌잖아요.]

수중도시로 변한 구례에도 태풍 '장미'로 인한 폭우가 하루 종일 쏟아졌습니다.

흙탕물에 젖은 살림살이를 집 밖으로 꺼내 말려보지만 또 내리는 비에 한숨만 터져 나옵니다.

[김연심/전남 구례군 구례읍 : 어디에다 할 말이 없어서 이것은 재난지원금도 물론 주시면 좋지만 말이 안 나와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수돗물과 전기까지 끊긴 상황에서 태풍까지 온다는 소식에 하루 종일 노심초사 마음을 졸였던 구례 5일장 상인들은 구멍 뚫린 하늘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인근 마트 점장/전남 구례군 구례읍 : 5일 시장 쪽에 물이 올라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갑자기 둑이 터지면서 탁 치고 올라오니까. 주유소에서 기름이 유출돼 가지고요. 못써요, 냄새가 나서. 일단 상품들 빼서 폐기하고 있죠. (영업 재개하려면) 두세 달은 걸릴 거 같아요.]

태풍 '장미'는 부산을 거쳐 동해안으로 빠져나갔지만 지칠 대로 지친 광주·전남 수해민들에게 적지 않은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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