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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살려주소" 물 빠진 뒤 시작된 '황소 구출 작전'

주말 동안 폭우 피해가 극심했던 전북·전남 지역에서는 소떼가 축사를 뛰쳐나와 대피하는 목격담이 여럿 접수됐습니다. 소떼들은 산 위로 오르거나 지붕 위로 피하는 등 생존을 위해 분투했습니다. 119 구조대와 전문 장비를 투입한 '황소 구조 작전'도 펼쳐졌습니다. 
지붕 위로 피신한 소들 (사진=연합뉴스)
전남 구례군 구례읍 한 마을 주택에서는 10일 119 구조대와 기중기를 투입해 황소 구조에 나섰습니다. 찌그러지고 패인 지붕 위에 홀로 고립된 소는 진정제가 담긴 화살촉이 엉덩이로 날아와 꽂히자 격한 몸부림으로 지난 이틀간 몸에 새겨진 공포를 표출했습니다.

물이 빠지는 동안 땅으로 내려오지 못한 소는 전날까지만 해도 4마리가 옹기종기 모여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붕이 꺼지면서 하나씩 바닥으로 떨어졌고 남은 1마리가 지붕 위에서 긴긴밤을 지새웠습니다.
지붕 위에서 떨어진 소 (사진=연합뉴스)
운이 좋게 방바닥과 마루로 떨어진 2마리의 소는 다리를 심하게 다치긴 했어도 살아남았지만, 폭우에 휩쓸린 잔해더미 위에 추락한 소는 폐사했습니다. 

진정제 주사를 놓고 1시간 20여 분이 지났습니다. 버티기 끝에 소를 줄에 묶고 기중기를 이용해 끌어 올렸습니다. 
소 구출 대작전 (사진=연합뉴스)
허공에서 밧줄 일부가 풀리면서 소는 땅으로 추락할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집 뒷마당에 곧장 안착했습니다.

구례군 관계자는 "살아남은 소를 돌보는 일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죽은 소들의 사체를 거두는 일에도 많은 일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섬진강 홍수 피하는 소떼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한편 이틀 전(8일) 오후 1시쯤 전남 구례군 문척면 사성암에서 소 10여마리가 발견됐습니다. 소들은 대웅전 앞마당에 모여 풀을 뜯어 먹거나 휴식을 취했습니다. 이 소들은 축사가 침수되자 함께 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소 임상 전문 권순균 수의사는 "소들이 수해를 겪으면 장염이나 폐렴 등 수인성 세균 질환 감염도 있겠지만 휴식을 제대로 할 수 없고 물을 마실 수 없어서 스트레스로 인해 여러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 수의사는 "젖소들도 2~3일씩 젖을 짜지 못해 대부분 유방염에 걸릴 수 있다"면서 "인력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와 농가 피해가 심할 것으로 우려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구성 : 신정은, 편집 : 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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