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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95억' 아내 사망사고 낸 남편 금고 2년…보험 사기는 무죄

'보험금 95억' 아내 사망사고 낸 남편 금고 2년…보험 사기는 무죄
▲ 만삭 외국인 아내 살해 사건 현장 검증
 
1심과 2심 유·무죄 판단이 엇갈렸던 '보험금 95억 원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 교통사고' 파기환송심에서 피고인인 남편이 금고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대전고법 형사6부(허용석 부장판사)는 오늘(10일) 이 모(50)씨에게 검찰이 적용한 두 가지 혐의 가운데 살인죄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를 물어 금고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살인을 전제로 적용된 보험금 청구 사기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씨가 아내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사고를 낸 것이 아니라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봤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에 따른 보험금 95억 원 중 54억 원은 일시에 나오는 게 아닌 데다 피고인 혼자가 아니라 다른 법정 상속인과 나눠 지급받게 돼 있다"며 "아이를 위한 보험도 많이 가입했던 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었다고 보이는 점 등 살인 범행 동기가 명확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 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부분에 대해서는 "그 성분이 임신부나 태아에게 위험하지 않다는 감정이 있다"며 "일상생활 속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성분인 점 등으로 미뤄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먹였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졸음운전을 했다는 (예비적)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며 "만삭의 아내가 안전벨트를 풀고 좌석을 젖힌 채 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더 주의를 기울여 운전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씨는 2014년 8월 23일 오전 3시 41분쯤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 부근에서 승합차를 운전하다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동승했던 임신 7개월의 아내(당시 24세)는 숨졌습니다.

이 씨 아내 앞으로는 95억 원 상당의 보험금 지급 계약이 돼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지연 이자를 합하면 100억 원이 넘습니다.

법원 판단은 크게 엇갈렸습니다.

1심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간접 증거만으로는 범행을 증명할 수 없다"며 무죄를, 2심은 "사고 두 달 전 30억 원의 보험에 추가로 가입한 점 등을 보면 공소사실이 인정된다"며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2017년 5월 대법원은 "범행 동기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무죄 취지로 대전고법에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대전 검찰청사 전경

이후 3년 넘게 진행된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해 동기가 명확하다"며 사형을 구형했고, 변호인 측은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요소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선고에 앞서 검찰은 지난주 3차례에 걸쳐 쟁점별 의견서까지 내면서 살인 혐의 입증에 안간힘을 썼으나, 재판부 의문을 깔끔하게 해소하지는 못했습니다.

사고가 난 지 6년 만에 나온 이날 판결이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원칙적으로는 대법원 재상고 절차가 남았습니다.

다만, 대법원 판단과 같은 취지의 파기환송심 결과가 재상고를 통해 다시 바뀌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는 것이 법조계 설명입니다.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파기환송심 선고 내용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며 "법규 해석 같은 법률적인 부분에 대한 미비점을 없앴다고 봐야 하므로 다시 상고하더라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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