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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지붕 위에 남고 떨어지고…소 구출 대작전

[현장] 지붕 위에 남고 떨어지고…소 구출 대작전

물속에서 하루 · 지붕 위 하룻밤 버틴 소, 마침내 땅으로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작성 2020.08.10 10:48 수정 2020.08.10 13:3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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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 주택 내부에 소가 앉아 있다. 이 소는 주변 축사에서 사육하는데 최근 폭우와 하천 범람으로 물에 떠다니다가 지붕 위로 피신, 이후 물이 빠지면서 지상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머물러 있다가 집 안으로 추락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10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 주택 내부에 소가 앉아 있다. 이 소는 주변 축사에서 사육하는데 최근 폭우와 하천 범람으로 물에 떠다니다가 지붕 위로 피신, 이후 물이 빠지면서 지상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머물러 있다가 집 안으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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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 주택 지붕 위에서 119대원들이 소를 구조하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10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 주택 지붕 위에서 119대원들이 소를 구조하고 있다.



물속에서 하루 동안 발버둥 치며 살아남은 소는 지붕 위에서 다시 꼬박 하루를 보내고 나서야 땅을 밟았습니다.

폭우로 물에 잠겼던 전남 구례군 구례읍 한 마을 주택의 지붕에서는 오늘(10일) 119구조대와 기중기를 투입한 '황소 구조 작전'이 전개됐습니다.

찌그러지고 패인 지붕 위에 홀로 고립된 소는 진정제가 담긴 화살촉이 엉덩이로 날아와 꽂히자 격하게 몸부림쳤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지붕위에 고립된 소는 4마리였습니다.

소 무게를 지탱하지 못한 지붕이 꺼지면서 한마리씩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고 마지막으로 한마리만 남은 상태였습니다.

바닥으로 떨어진 소 가운데 운좋게 방바닥과 마루로 떨어진 2마리의 소는 다리를 심하게 다치긴 했어도 살아남았지만, 폭우로 인한 물난리 잔해더미 위에 추락한 소는 폐사했습니다.

구조대는 홀로 지붕 위에 남은 소가 진정제를 맞고 주저앉자 사다리를 타거나 기중기 고리에 몸을 묶어 주택 앞뒤에서 지붕 위로 올라갔습니다.

기중기 고리에 걸 줄을 묶으려는 동안 소가 남은 힘을 짜내며 경계심을 드러내자 지루한 버티기가 시작됐습니다.

구조대는 지붕 뼈대를 딛고 서서 소의 기운이 빠질 때까지 지켜보다가 목과 뿔에 줄을 걸어 더는 저항하지 못하도록 건물 철골에 묶어 맸습니다.

선임급 대원이 재빨리 소 등에 올라타 무게가 고루 분산되도록 목, 앞다리, 뒷다리에 굵은 밧줄을 걸었습니다.

엉덩이에 첫 번째 진정제 화살을 맞고 1시간 20분을 버틴 소는 마침내 기중기에 끌어 올려져 지붕 위에서 네 발을 뗐습니다.

허공에서 밧줄 일부가 풀리면서 소는 땅으로 추락할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집 뒷마당에 무사히 내려앉았습니다.

구례 전역을 돌며 가축을 살펴보는 봉사활동에 나선 한 수의사는 이번 수해에서 살아남은 소들이 건강하게 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불어난 강물과 빗물을 들이켜 소들이 폐렴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구례군 관계자는 "살아남은 소를 돌보는 일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죽은 소들의 사체를 거두는 일에도 많은 일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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