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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에 머리 처박고 폭행…아빠 죽여달라고 기도"

"변기에 머리 처박고 폭행…아빠 죽여달라고 기도"

SBS 뉴스

작성 2020.08.10 03:46 수정 2020.08.10 10: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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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체벌, 훈육 그리고 학대 ②  

맞아도 되는 아이는 없으며, 사랑의 매는 존재하지 않는다.

9일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체벌, 훈육 그리고 학대'라는 부제로 아동학대에 관해 조명했다.

훈육이라는 이름의 학대, 지난해 총 43명의 아이가 학대로 사망했다. 온기와 사랑을 바랐던 아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체벌과 학대였다.

그리고 사랑의 매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아이들, 이 세상에 맞아도 되는 나이는 없으며 맞아도 되는 아이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 아이들의 뜻대로 법무부는 부모의 체벌을 금지시키는 징계권 조항 삭제를 예고했다.

이에 일부 부모들은 "훈육을 위해서는 체벌을 완전히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도 말한다. 그렇다면 체벌 없이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은 없을까? 그리고 체벌을 없애면 학대를 막을 수 있을까?

지난 5월 창녕 여아 탈출 사건, 집에서 학대를 당하던 아이가 탈출해서 향한 곳은 편의점이었다. 얼굴과 몸에 학대의 흔적이 가득했던 아이가 탈출하기 이전까지 아이의 학대를 눈치챈 이들은 전혀 없었다.

이 아이는 아동학대를 방지하고 피해자를 미리 발견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아동 행복지원시스템에 등록되었음에도 해당 지자체에서 아이를 대면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한 달 후 천안에서 아동학대로 사망 사건이 또 발생했다. 아이를 여행 가방에 넣어 방치한 계모. 이 아이는 가방에 갇히기 전 이미 위험한 징조가 포착되었다. 사망 사건 한 달 전 응급실로 온 아이에게서 학대의 흔적을 발견한 의사들은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이에 경찰과 아동 보호 단체의 아동학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이들은 아이의 아동학대 혐의점을 찾지 못했고 부모와 다시 돌아간 아이는 한 달 뒤 결국 사망했다.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아동 학대 발견율이 해외에 비해 3분 1 정도다. 아동학대에 대한 역사 자체가 짧다"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아동학대에 대해 심각하게 여긴 것은 1999년 신애를 만난 후였다. 소아암 환자였던 신애의 부모에게 방치당했고, 우리는 이것이 학대라는 것을 인지하게 됐다.

이에 2000년 유기와 방임도 아동학대로 인정되었고 이에 따른 처벌까지 생겨났다. 아동학대에 사회가 개입하는 첫 번째 단계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아동학대 사건은 지속되었고, 2013년 칠곡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8살 동생을 죽였다는 12살 언니, 그러나 그것은 계모의 강압에 의한 진술이었다. 계모의 끔찍한 학대로 아이가 죽어가는 동안 친부는 이를 방임했다. 그리고 당시 법원은 학대를 방임한 친부도 처벌했고, 이는 방임한 이를 처벌한 첫 번째 사건이었다.

이어 2013년에 발생한 이서현 아동학대 사망 사건, 이에 우리는 분노했으며 이듬해 아동학대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국회에 통과되었다. 그리고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며 이후에는 아동학대가 줄어들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2015년 인천 여아 학대 탈출 사건이 다시 일어난다. 맨발로 가스배관을 타고 탈출한 아이. 학교에 장기결석을 했음에도 이를 문제시 여기지 않은 학교 측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고, 이후 장기 결석하는 아동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시행되었다. 이에 2016년 부천 초등생 토막 살인 사건, 2016년 부천 여중생 백골 시신 사건의 피해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8년 7살 원영이의 죽음 이후에도 아동학대는 끝나지 않고 지속되었다.

해마다 늘고 있는 아동학대 사건, 지난해 3만 건이 넘었고 사망자만 43명, 6년간 175명의 아이들이 사망했다. 특례법까지 제정되었지만 아동학대 발생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계속 범죄는 증가하고 그 내용은 끔찍해지고 있었다. 이에 전문가는 "아동 학대 사건 하나를 둘러싼 시스템 자체가 잘 작동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한 큰 사건 때마다 이어진 정부의 대책에도 아이들을 계속 죽어간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전문가는 "전수조사가 말이 쉽지 실효성을 얻기 힘들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과 기관이 없으면 힘들다. 그런데 아동 보호 전문기관에서 일하는 분들이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해 이직률이 40% 정도에 달한다"라고 대응할 전문 인력과 기관이 턱 없이 부족한 것을 지적했다.

그리고 아동학대 예산은 범죄 피해자 보호 기금이며 이는 여러 부서가 같이 나눠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아동학대 예산은 보건복지부 총예산의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이에 전문가는 "아동 수당의 확대는 바로 표로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즉각적인 확대가 가능하다. 하지만 학대 아동을 보호하는 예산에 누구도 나서는 사람이 없다. 결국 표가 안 되는 아이들을 국가적으로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리고 전문가는 아동학대의 처벌, 그리고 아동과 부모의 분리 이후 아동의 보호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대 피해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 것.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여전히 힘들어하고 있었다.

전문가는 "처벌에는 관심이 많은데 그 이후 아이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라며 "부모가 왜 아이를 때렸는가에 대한 분석도 분명히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3일 법무부는 민법 915조 '친권자에게 보호, 교양의 권리, 의무가 있고 이를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는 징계권 조항 자체가 체벌의 근거로 오인되고 있기 때문에 징계권을 삭제하여 학대를 훈육으로 정당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학대를 한 가해자들은 자신의 학대가 학대가 아닌 훈육이라 강조했다. 아이가 거짓말을 해서, 아이가 말을 듣기 않아서, 사랑으로 훈육을 했을 뿐이다. 체벌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가해자들은 징계권을 이용해 훈육이었다고 항변했고 이것은 판결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전문가는 아동학대 가해자들에게 대해 "평범한 사람이다. 그리고 대부분이 계모나 계부가 아닌 친부모였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동학대 사건의 80% 정도가 친부모가 가해자였고, 사망 사건의 80% 이상의 가해자가 친부모였다.

실제로 창녕 아동학대 사건의 친모는 다른 아동학대 사건에 분노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아이에게 가한 행위는 학대가 아닌 아이를 계도 시기키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했기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체벌은 학대로 가는 에스컬레이터다. 처음에는 등짝 한 대가 발전해 도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바뀐다. 체벌이 얼마든지 학대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요즘은 동물도 때리지 않는다, 범죄자도 안 때린다. 그런데 왜 아이는 맞아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체벌을 해서라도 아이를 잘 키우려고 했던 부모들, 하지만 이는 사실 부모의 욕심이 아니었을까?

이에 학대 피해자 아이들은 "사랑의 매라는 이름이 왜 붙여진 건지 모르겠다. 우리를 좋게 만들고 싶다면 좋게 설명해주면 좋겠다. 잘 되라고 그런다는데 왜 때리는지 모르겠다. 한 대만 때려도 학대, 그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상처를 깊게 받는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훈육은 가르치는 것이다. 거기에는 신체적 정신적 체벌이 포함되지 않는다. 체벌은 잘못된 훈육의 방법. 폭력으로 신고된 많은 건 수가 처음에는 체벌로 시작했다"라며 훈육을 위해 체벌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이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체벌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체벌 없이 아이를 키우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체벌 없이 정말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불가능할까?

아동 복지 선진국 스웨덴 또한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1971년 3살 여아가 학대로 인한 사망 후 부모의 체벌을 전면 금지하는 법이 만들어졌다. 이는 UN 아동권리 협약보다 10년 앞선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 많은 캠페인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고, 시간이 지나며 아이들을 때릴 권리가 있다고 믿던 부모들의 생각이 점점 바뀌었다. 이에 현재 부모의 95%는 체벌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 폭력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것은 선진국만 가능한 것일까? 실제로 100년 전 우리에게 이런 답을 알려준 이가 있었다. 소파 방정환 선생.

그의 사상의 중심에는 "아이들 때리지 말라, 아이들 굶기지 말라, 아이들에게 어른의 일을 시키지 말라"에 있었다. 방정환 선생은 1923년에 어린이 선언문을 발표했는데 이는 세계적으로도 앞선 것이었다. 그는 아이들을 어른과 같은 독립적 개체로 보고 존중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부모는 다른 이에게 쉽게 할 수 없는 말을 자신의 아이들에게 쉽게 한다. 상처 주는 말도 학대인데 몸에 손을 대는 체벌은 훈육일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전문가는 "한 대만 때려도 학대이니까 처음부터 한 대도 시작해선 안 된다"리고 강조했다.

또한 "아동학대 사건에서는 아이를 챙겨서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해야 될 일은 이미 충분히 정리되어 있다. 그러면 이제는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가정이 세계, 그 세계가 지옥인 아이들은 빨리 구출하고 보호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조언했다.

아이들의 권리를 허락한다고 해서 부모의 권리는 작아지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당신의 아이가 행복해질 수 있게 우리가 나서야 할 때다.

(SBS funE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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