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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폭발 남 일 아니네"…국내 화학공단 긴급 점검 '비상'

"레바논 폭발 남 일 아니네"…국내 화학공단 긴급 점검 '비상'
▲ 여수 산업단지 전경

"레바논에서 발생한 항구 대폭발 사고는 먼 땅, 남의 나라 일이 아닙니다."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 폭발사고로 엄청난 인명과 물적 피해가 발생하자 국내 주요 화학공단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도 긴급 안전점검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습니다.

여수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전남 여수시는 레바논 사고 이후 발 빠른 대응에 나섰습니다.

여수시는 어제(6일) 질산암모늄을 생산하는 여수산업단지 내 휴켐스에 대한 긴급 점검을 벌였습니다.

질산암모늄은 레바논 폭발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시는 점검 결과 질산암모늄 생산과 저장, 출하 과정에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회사에 지속적인 안전관리를 당부했습니다.

휴켐스는 연 13만t에 이르는 질산암모늄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생산 후 3일가량 저장하는데 저장량은 하루 평균 1천300t가량입니다.

하얀 쌀 모양의 질산암모늄은 다른 화학물질과 겹합했을 경우 폭발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수시 관계자는 "산단 관계자에 따르면 질산암모늄 자체에 불을 붙여도 폭발위험은 거의 없는데 유류 등 다른 화학물질이 결합하면 폭발 위험이 커진다"며 "휴켐스는 질산암모늄 자체만을 보관하고 있어 폭발 위험이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석유화학공단이 자리한 울산항

국내 액체 화물 물동량이 가장 많은 항구와 최대 석유화학 공단이 있는 울산시도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울산에서는 2019년 9월 28일 염포부두에 정박 중이던 석유제품운반선 폭발 화재로 18명이 부상한 사고가 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선박 탱크에 저장 중이던 다른 화학물질까지 연쇄 폭발이 일어났더라면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19년 울산항 염포부두 선박서 발생한 폭발 화재

레바논 사고 직후 시의회는 "고독성·고위험 화학물질을 가장 많이 다루고 있는 울산에서는 레바논 항구 대폭발 사고가 먼 땅,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고 우려하며 울산시에 즉각적인 현황 파악과 안전 대책 수립 등을 촉구했습니다.

울산시와 환경부 울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는 오는 10∼28일 관내 질산암모늄 취급 업체를 긴급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울산에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상 연간 100㎏ 이상 질산암모늄을 사용하는 등 환경부 영업허가를 받은 업체가 5곳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 업체가 제조·사용·판매하는 질산암모늄 규모는 총 10만3천t에 이릅니다.

울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 관계자는 "질산암모늄 취급 업체는 매년 한 차례 정기적으로 시설검사를 받고 있고 이번에도 긴급 점검한다"며 "정기검사로 안전 관리를 하기 때문에 레바논 항구 폭발사고 같은 위험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산 대산공단 전경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이 입주한 충남 서산시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서산시는 레바논 사고 직후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대산공단) 입주기업에 주요 시설 점검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서산시 관계자는 "화학 사고를 예방하려면 철저한 시설 점검과 직원 교육이 중요하다"며 "대산공단 입주업체들이 긴장감을 갖고 시설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산공단 입주기업도 이번 사고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화토탈과 롯데케미칼 등 입주기업들은 임직원이 참여하는 안전점검반을 구성해 주요 시설 안전을 관찰하는가 하면, 출입 근로자 안전교육도 강화했습니다.

최근 5년간 전국 주요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각종 사고로 2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국회에서 공개된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단지 안전관리 체계 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산단 내 화재·가스 누출·폭발 등 143건의 사고가 발생해 76명이 사망하고 142명이 다쳤습니다.

전체 인명피해자 가운데 사망자는 34.8%에 달했습니다.

사고 유형별로는 화재 사고가 64건으로 가장 많았고, 산업재해 40건, 폭발 19건, 가스 및 화학물질 누출 18건, 기타 2건 순이었습니다.

재산피해액은 488억 원에 달했습니다.

(사진=전라남도 제공, 독자 제공, 서산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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