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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초 만에 민가 삼킨 토석류…2만 6천 곳 '위험'

<앵커>

지금 보시는 건 9년 전 우면산 산사태 당시 영상입니다. 비를 머금던 땅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면서 마치 급류가 쏟아지듯 돌과 흙이 휩쓸려 내려온 건데요, 대처하기 어려운 이런 산사태가 지난 닷새 동안 200 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런 위험 지역이 전국에 얼마나 되는지, 산사태 원인과 대피 요령은 뭔지, 함께 짚어봅니다.

송인호, 한지연 기자입니다.

<송인호 기자>

이틀 전 산사태로 2명이 목숨을 잃은 충남 아산의 한 시골 마을입니다.

흙과 돌들이 쓸려 내려오면서 가옥 두 채가 무너졌고 마을은 온통 흙탕물로 변했습니다.

민관 합동 산사태 조사단과 함께 원인을 추적해봤습니다.

산사태 주변 지형을 상공에서 확인해보니 산사태 위험 1등급 지역임을 알 수 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 항공촬영분석팀 : 빨간색 1등급 지역에서 났고요. 우리가 예측했던 시뮬레이션처 럼 피해범위가 빨간선과 비슷하게 예측범위와 비슷하게 (피해가 났습니다.)]

산사태로 깊게 파인 골짜기를 따라 500m 정도 올라 가보니 급경사면이 나타납니다.

산사태가 처음 시작된 산 중턱입니다.

당시 이 곳에 시간당 80mm가량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어마어마한 양의 흙과 바위가 수백 미터 가량을 굴러 마을을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사흘 동안 누적 강우량이 300mm를 넘자, 산이 더 이상 빗물을 흡수하지 못했고 결국 흙으로 덮인 토사층이 붕괴해 돌과 함께 흘러내린 겁니다.

일명 토석류입니다.

[우충식/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연구원 :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토심이 그렇게 깊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표층 붕괴고요. 계곡을 타고 와서 피해를 주는 건 토석류라고 할 수 있고요.]

토석류 피해는 앞서 발생한 충주, 안성 지역 산사태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서정일/공주대 산림과학과 교수(산사태 조사단장) : 우리나라도 굉장히 산사태에 취약한 지질 구조, 지형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혹시나 요즘 같은 휴가철에는 굉장히 조심해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산림 당국이 파악한 전국의 민가 주변 산사태 취약지역은 2만 6천여 곳.

최근에는 전원주택이나 펜션을 짓기 위해 무분별하게 나무를 베고 산을 깎으면서 땅 밀림에 의한 산사태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영상편집 : 김준희, VJ : 오세관)

<한지연 기자>

일본의 산사태 영상입니다.

가파른 산에서 최고 시속 40km까지 가속도가 붙은 토석류가 순식간에 밀려 내려옵니다.

이틀 전 충남 아산시 송악면에서도 산사태 발생 수십 초 만에 토석류가 민가로 들이닥쳤습니다.

[피해주민 : 늦은 점심 먹다가 시꺼먼 게 '우자작 쿵' 하는 것 같더라고. 물이 이쪽(안방)으로 닥쳤으면 우린 죽었다고….]

산림청은 산사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위험 예측 정보를 인터넷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와 함께 산사태 위험 안내 문자도 보내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 관련 문자가 많다 보니 자세히 보지 않으면 무시되기 쉽습니다.

산사태 위기 경보가 발령된 상황에서도 일부 주민과 피서객들이 제때 대피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조익형/산림청 산사태방지과 임업사무관 : 여기 같은 경우는 몇십 년 동안 수해가 없었고 산사태가 없었기 때문에 조금 느슨하게 대응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때문에 산사태 위험 안내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임상준/서울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 (이 상황에서는) 내가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단계별로 정확한 매뉴얼이 국민들에게 아직까지 전달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여름철, 산이나 계곡에서는 해당 지역의 산사태 위험도와 대피로를 미리 확인하고 위험 안내 문자를 받는 즉시 대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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