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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내진 보강 하랬더니 시공선 '다른 자재'…"부적합 판단"

지하철 내진 보강 하랬더니 시공선 '다른 자재'…"부적합 판단"

임태우 기자 eight@sbs.co.kr

작성 2020.08.05 02:0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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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시는 지난 2011년부터 지하철이 지진에도 잘 견디도록 내진 보강 공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세금이 3천억 원이나 들어가는 대형 사업인데, 시공업체가 성능이 떨어지는 자재를 사용한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임태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 안 철근콘크리트 기둥입니다.

기둥 상단과 하단에 각각 내진 보강재가 둘러쳐져 있습니다.

규모 6.3 지진의 충격에도 기둥이 주저앉지 않게 지지해주는 건데 애초 설계안에는 깎아 만든 쇠인 '강재'를 쓰게 돼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시공에서는 주물 형태로 제작되고 성분도 다른 '특수주철'이 사용된 사실이 서울시 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

서울시는 이 특수주철이 강재보다 내진 시공에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쇠가 끊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비율인 '연신율'이 설계 기준에 못 미친다는 겁니다.

이 자재는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선릉역과 삼성역 내진 보강 공사에 사용됐습니다.

기둥 뿐 아니라 터널 구간에서도 연신율 미달 자재가 시공됐는데 지하철 2호선에서만 167개소에 쓰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밖에 불에 견디는 난연 성능이 떨어지는 자재를 사용하고 과도한 시공으로 예산을 낭비한 사례 등도 적발돼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직원 20여 명의 문책을 요구했습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부적절한 자재 사용 등 심각한 위반 사항과 관련해 시공 업체에 재시공 등을 요구하고 나섰으나, 업체들은 무리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시공 업체 관계자 : (자재 변경이) 행정적으로 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하면, 한국콘크리트학회나 지진공학회 이런 데에다 (자재 자체는 문제없다는) 성능 검증 시험 이런 것들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서울시 측과 시공업체들이 법적 공방을 벌일 태세여서 시민 안전을 위한 내진 보강 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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