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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체전 나간 성추행 가해자…TV 본 피해자 '분통'

항의하자 비로소 대회 출전 중단시켜

강민우 기자 khanporter@sbs.co.kr

작성 2020.08.02 21:01 수정 2020.08.02 22:1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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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추행 전력이 있는 체육인이 전국체전에 출전했습니다. 피해자가 항의를 하고 나서야 가해자의 대회 출전이 중단됐는데, 애초에 이런 사람을 가려내지 않았다는 것이 더 문제입니다.

강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2019년 전국체육대회 개막식. 한 남성이 다른 선수들과 함께 환하게 웃으며 입장합니다.

한 광역단체 수상스포츠팀 코치인 A 씨인데, TV로 생중계된 이 장면을 지켜본 B 씨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수상스포츠 동호회에서 활동하던 2017년, 자신을 추행하고 폭행했던 바로 그 남자였기 때문입니다.

[B 씨/강제추행 피해자 : 전국체전 개회식 하는 걸 우연히 (봤어요.) 보고 있었는데, TV에 나오더라고요. 잘못 본 줄 알았어요. 이건 아니지, 이건 아니잖아요.]

A 씨는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금지 2년 명령도 내려졌습니다.

피해자 B 씨는 대회조직위와 체육회에 항의했고, A 씨는 대회 출전이 곧바로 중단됐습니다.

2019년 전국체육대회 개막식에서 환하게 웃으며 입장하는 성추행 전력이 있는 체육인
성추행 전력이 있는 A 씨가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체육회 검증 과정에 빈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각 시도 선수단은 코치 등을 선발할 때 대한체육회 스포츠지원포털에 등록된 지도자 중에서 고르는데 지도자 등록 때 범죄 경력 확인 절차가 없었던 것입니다.

대한체육회는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한체육회
[대한체육회 관계자 : 지도자들 등록할 때 (범죄 경력 조회) 절차까지 넣게 되면, 지도자들이 저희 시스템에 등록 안 하고 음지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커서….]

피해자 B 씨는 성추행 판결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렸다는 이유로 A 씨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성범죄자의 대회 참여를 막지 못하는 대한체육회의 제도적 허점 탓에 피해자의 상처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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