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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대한체육회, '마케팅 자회사' 세워 돈 번다

[취재파일] 대한체육회, '마케팅 자회사' 세워 돈 번다

권종오 기자 kjo@sbs.co.kr

작성 2020.07.31 09:0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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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가 마케팅을 전담하는 자회사를 설립해 수익 증대 사업에 나서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체육회의 숙원인 재정 자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마케팅 회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수입을 극대화하겠다. 마케팅 자회사 추진 계획은 지난 29일 체육회 이사회를 통해 이사들에게도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대한체육회가 마케팅 회사 설립을 추진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800억 원 이상을 벌면서 수익 증대 가능성을 타진했기 때문입니다. 체육회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지 한 달 뒤인 지난 2011년 8월 평창 조직위원회와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 협약' (Joint Marketing Program Agreement, 약칭 JMPA)을 비밀리에 맺었습니다.

대한체육회가 보유한 국가대표 초상권, 지적재산권, 휘장 사용권 등 국가올림픽위원회 (NOC)의 모든 마케팅 권리를 평창 조직위원회에 넘겨주는 대가로 평창 조직위원회 전체 스폰서 유치 금액의 9.28%를 받기로 계약했습니다. 평창 조직위가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로 총 8,632억 원의 마케팅 수익을 확보함에 따라 체육회는 8,632억 원의 9.28%인 801억 원(현금 590억 원, 현물 211억 원)을 거머쥐게 됐습니다.

이제 체육회의 시선은 내년 7월 도쿄올림픽과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라는 초대형 양대 행사를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이러지는 양대 올림픽은 체육회 입장에서는 절대로 놓칠 수 없는,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후원사를 빨리 물색해 거액의 후원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할 일이 많은 시점입니다.

한국, 2020 베이징 올림픽 (사진=픽사베이, 게티이미지코리아)
효과적인 마케팅 계획 수립이 시급한 상황인데도 현재 대한체육회에는 마케팅을 전담하는 부서가 없고 예산부 산하에 마케팅을 담당하는 직원 몇 명이 있을 뿐입니다. 이에 따라 체육회는 장기적 관점에서 마케팅 부서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는 자회사를 별도로 설립해 대대적으로 수익 사업을 펼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가장 큰 관건은 상급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체육회의 마케팅 자회사 설립을 허가할지 여부입니다. 대한체육회는 정부 예산 지원을 받는 기타 공공기관입니다. 기타 공공기관이 영리 목적의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을지, 쉽게 말해 돈벌이에 나서도 되는 지를 법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따져봐야 할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오지윤 과장은 "비영리 기관인 IOC도 TMS(Television Marketing Services)라는 자회사를 통해 올림픽 방송중계권, 올림픽 파트너십, 프로그램 개발, 판매 및 관리 등의 업무를 전담시키고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평창 조직위원회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1년 반 동안 마케팅 관련 경험을 쌓은 오지윤 과장은 "다른 나라는 스포츠 마케팅을 잘하고 있는데 우리는 규제와 틀에 박혀 있어 못하고 있다. 마케팅 자회사가 설립되면 체육회 스폰서십, 라이선스, 디지털 마케팅 등 수익 사업은 물론 가맹경기단체의 마케팅 권리 개발, 선수 매니지먼트까지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대한체육회는 1년 예산의 약 90%를 사실상 정부로부터 받아왔기 때문에 문체부의 간섭과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지난 2016년 취임하면서 재정 자립을 통한 자율성을 강조하며 '스포츠토토'라 불리는 체육진흥투표권 연간 수익금의 50%를 체육회에 배분하는 조항을 국민체육진흥법에 포함시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고 여전히 문체부가 체육회 예산을 통제하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한체육회 산하 마케팅 회사가 올해 안에 설립될지, 설립이 된다면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러든 경제 상황에서 체육회가 어느 정도의 수입을 올리지가 주목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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