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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반년 기다렸는데 "코로나 때문에"…취준생 분통

<앵커>

가뜩이나 취업 어려운 요즘, 기업들이 일방적으로 채용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대부분 '코로나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취업준비생들은 코로나가 만능 변명거리냐며 답답한 사연들을 털어놨습니다.

보도에 이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취업준비생 A 씨는 올해 2월 매일유업의 '채용 연계형 인턴사원' 전형 영업 직군에 지원했습니다.

서류 전형과 인·적성 검사, 1차 면접도 통과해 최종 면접을 앞두고 있었는데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면접 일자가 한 달 뒤로 연기됐습니다.

[A 씨/지원자 : 코로나 때문에 당장 일정이 어려우니까 '2주 뒤에는 (최종 면접) 보게 해주겠다' '안심시키기 위해서 전화를 했다' 이런 말까지 했었어요.]

취준생과의 인터뷰

일정은 계속 미뤄져 반년이 흘렀고, 지난주 결국 채용 전형을 취소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지원자들은 다른 기업 면접과 아르바이트도 포기하며 최종 면접을 준비해왔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A 씨/지원자 : 무슨 장난감 뽑듯이 다룬다는 느낌을 받아서 너무 황당했어요. 사과의 말이나 어떤 보상도 처음에는 하지 않았고 수프 한 박스 준다고 하는데 사실 그런 거 필요 없거든요.]

[B 씨/지원자 : 굉장히 아이러니한 거는 다른 부서에서는 계속 사람을 뽑는다는 거죠. 지원자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회사 측은 경영 사정 악화로 어쩔 수 없이 채용 절차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환경이 좋아지면 우선적으로 최종 면접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최종 합격시켜놓고도 코로나를 빌미로 취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 모 씨는 올해 2월 초 모 기업에 합격했지만 출근 3일 전에 무기한 출근 연기 통보를 받았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신규 인력의 사업장 내 출입 금지 방침이 내려왔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구직자 2천여 명에게 코로나19로 채용 취소나 연기를 통보받은 경험이 있는지 물었더니 10명 가운데 4명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그럼에도 대부분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절반은 문자메시지로 통보를 받았는데, 좌절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다른 기업의 입사 기회를 놓치는 등 피해는 고스란히 구직자의 몫이었습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VJ : 정민구, CG : 방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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