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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백신 주면 남중국해 양보"…다급한 두테르테

중국 외교부 "필리핀에 우선 공급 고려"

<앵커>

동남아시아에서 코로나 환자가 두 번째로 많은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에 백신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남중국해를 놓고 중국과 벌이고 있는 영유권 분쟁을 접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쉽게 말해서 백신과 영토를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정준형 기자입니다.

<기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코로나19 백신의 공급을 요청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 : 중국이 백신을 개발한다면 우리에게 가장 먼저 제공해주거나 구매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시진핑 주석에게)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를 꺼냅니다.

영유권 분쟁에서 필리핀이 중국을 이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 :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전쟁을 해야 하지만 감당할 수 없습니다. 지금 상황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입니다.]

중국이 코로나 백신을 주면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접을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필리핀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동남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많은 8만 3천여 명.

다급해진 두테르테 대통령이 코로나 사태 종식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상황이 심각하다 해도 백신과 영토를 바꾸는 것은 선뜻 이해 가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때문에 원래 좌충우돌하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돌발 발언이거나 영유권 분쟁 퇴각의 명분으로 코로나 백신을 내세웠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당연히 환영하면서 필리핀의 백신 공급 요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반대로 중국의 남중국해 점유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군사적으로 압박해온 미국은 난감한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영상편집 : 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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