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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세계 최대 싼샤댐 과연 안전할까…직접 가봤더니

싼샤댐 르포

김지성 기자 jisung@sbs.co.kr

작성 2020.07.29 09:34 수정 2020.07.29 11:2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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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지난달 초부터 두 달 가까이 폭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1998년 대홍수 이후 최악의 물난리라는 말이 나옵니다. 중국인들을 특히 불안하게 하는 건 '싼샤댐 붕괴설'입니다. 2009년 완공된 이 댐은 길이만 2.3㎞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댐입니다. 과거 중국에선 1975년 허난성의 반차오댐이 무너져 2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숨진 전례가 있습니다. 지난 7월 20일 싼샤댐의 수위가 역대 최고인 164m를 기록하면서 싼샤댐 붕괴설은 SNS를 타고 더욱 확산했습니다. 과거 사진과 최근 사진을 비교하며 댐이 변형됐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싼샤댐 붕괴를 가정한 시뮬레이션까지 등장했습니다. 싼샤댐이 붕괴되면서 싼샤댐 바로 아래에 있는 후베이성 이창시는 물론, 우한시까지 물에 잠긴다는 내용입니다. 일부 타이완 언론은 싼샤댐이 무너지면 양쯔강 하류의 난징과 상하이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불안을 부추겼습니다. 직접 싼샤댐에 가봤습니다.

22일 베이징을 출발해 싼샤댐과 가장 가까운 이창의 싼샤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비행기 아래로 누렇게 변한 양쯔강의 물줄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이창시의 모습. 도시 한가운데로 황톳빛의 양쯔강이 흐르고 있다.
이튿날 아침 싼샤댐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가는 도중 싼샤댐 안내소가 있길래 들렀습니다. 뜻밖의 말을 들었습니다. 이 길로는 못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50톤짜리 돌덩어리가 떨어져 도로를 임시 폐쇄했다고 했습니다. 바로 앞쪽 도로에 가보니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었습니다.

싼샤댐 안내소에서 만난 안내원
하는 수 없이 다른 길로 멀리 돌아서 갔습니다. 차량으로 1시간 남짓 달려 싼샤댐에 도착했습니다. 싼샤댐은 국가 지정 관광지여서 관광객의 출입이 가능합니다. 동시에 군사보호 시설이어서 군데군데 군인들의 초소가 보였고, 중간에 차량을 등록해야만 출입이 가능했습니다. 적군이 싼샤댐을 공격해 무너뜨리면 피해가 클 수밖에 없기에 군사보호 시설로 지정했을 것으로 추측됐습니다.

궂은 날씨 때문인지,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코로나19 상황이라 그런지, 그것도 아니면 싼샤댐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 싼샤댐에는 관광객이 많지 않았습니다. 간단한 검역 절차를 거친 뒤 10여 명의 다른 관광객과 함께 싼샤댐 구역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구역은 거대해서 버스를 여러 차례 타고 이동했습니다. 구역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싼샤댐 표석
싼샤댐의 수문은 거의 모두 열려 있었고, 수문을 통해 엄청난 양의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싼샤댐에서 만난 한 중국인은 자신을 여행 가이드라고 소개했습니다. 관광객들을 데리고 싼샤댐에 자주 오는데, 이렇게 많은 양의 물을 방류하는 것은 10년 만에 처음 본다고 했습니다. 보통은 길어야 2~3일 연속 방류하고 마는데, 이번에는 벌써 보름 넘게 계속해서 물을 방류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자 뒤로 수문을 열어 물을 방류하고 있는 싼샤댐의 모습이 보인다.
1초에 4만㎥ 정도의 물을 방류하고 있었습니다. 4만㎥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16개를 동시에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의 물인데, 1초마다 이런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댐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은 이보다 많아, 초당 6만㎥ 정도가 유입되고 있었습니다.

싼샤댐 방류 모습
싼샤댐 바로 앞 쪽은 마치 바다를 연상케 했습니다. 파도와 같은 거친 물살이 쳤고, 며칠째 계속된 방류로 물이 불어나면서 나무들까지 황톳빛 물에 잠겼습니다.

싼샤댐 바로 아래 양쯔강변
반면 싼샤댐 안쪽 물을 가둬놓은 곳의 수면은 잔잔했습니다. 싼샤댐 안쪽에는 수위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싼샤댐의 최고 수위는 175m. 저희가 갔을 당시 수위는 160m였습니다. 최고 수위에 15m만을 남겨놓은 상태였습니다.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도 있었습니다. 겉으로만 보면 '붕괴 위험'은 적은 듯 싶었습니다. 싼샤댐 관리 당국은 댐에 설치된 모니터 장비만 1만 2천 개에 달하며, 실시간으로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100년은 끄떡없다고 장담했습니다.

싼샤댐 안쪽
하지만 싼샤댐 바로 아래 이창시 주민들은 불안해했습니다. 이창시의 인구는 410만 명입니다. 저희 일행의 취재를 도와준 이창시 거주 교민은 "어디로 피할 수도 없기 때문에 댐이 무너지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싼샤댐 자체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도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싼샤댐이 생긴 뒤 다습한 기후로 변했다"고 했고, 어떤 이는 "싼샤댐에서 생산된 전기는 전부 상하이 같은 대도시 주민들이 사용하고 정작 이창시 주민들은 사용할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이창시는 지난달에도 폭우로 도시가 잠기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싼샤댐 아래에서 바라본 모습. 엄청난 양의 물을 방류하면서 생긴 거대한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 25일 158m까지 내려갔던 싼샤댐 수위는 주말에 양쯔강 상류에서 발생한 홍수로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29일 오전 7시 현재 163.35m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중국 기상당국은 길고 길었던 올해 장마의 끝이 드디어 보인다고 예보했습니다. 며칠 안에 싼샤댐 수위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싼샤댐 붕괴설'이 잦아들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중국 당국이 좀 더 확실한 믿음을 줘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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