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러 선원발 코로나 공포 확산…수리공·격리 선원들 확진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 승선한 우리나라 선박 수리공이 오늘(23일) 확진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또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러시아 선박에 격리되어 있던 러 선원 중 3명의 확진자가 추가됐습니다.

이로써 지난 한 달새 감천항 등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내 러시아 선원 확진자는 7척에서 46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문제는 러 선원발 내국인 감염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러시아 선원 확진자와 접촉한 하역작업자 등 수백여 명이 진단검사를 받았지만, 아직 확진자는 없었습니다.

내국인 수리공의 감염 원인이 러시아 선박이라면 러시아 선원으로 인한 첫 지역 감염 사례가 될 수 있어 방역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부산시와 교육청 등에 따르면 부산 영도 선박수리업체 직원 A씨가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방역 당국은 A씨 감염경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A씨는 최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 입항한 러시아 어선 P호에 승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박수리업체는 A씨가 지난달부터 확진자가 나온 러시아 선박 7척의 정박지인 부산 감천항에서는 일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방역 당국은 A씨가 P호 승선 과정에 감염됐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 선박수리업체 다른 직원이 감천항을 비롯한 부산항 곳곳을 다니며 선박 수리를 한 정황이 있어 이들의 감염 여부, 이들과 A씨와의 접촉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P호에는 A씨 외에 외주업체 직원 20명도 함께 일한 것으로 파악돼 접촉자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P호는 우리 정부의 러시아 선박 전수조사 시행 이전인 지난 8일 입항했습니다.

방역 당국은 최근 영도 수리조선소에 정박한 이후 확진자 17명이 나온 러시아 선박 레귤호와 A씨 연관성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A씨는 직접 레귤호에 승선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레귤호에 승선한 다른 선박수리업체 직원과의 접촉 가능성도 있어 방역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부두를 가리지 않고 부산항 전체에서 돌아다니며 작업을 하는 선박수리공 특성상 접촉자가 상당할 것으로 보이고 추가 확진 가능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부산시 교육청은 A씨 자녀(초등생 2명, 유치원생 1명)가 다니는 초등학교를 원격 수업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한편, 확진자 3명이 나온 러시아 선박 크론스타드스키호(2천461t)에서 격리 중이던 러시아 선원 14명 중 3명이 코로나19 진단 재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방역 당국은 나머지 11명에 대해서도 재검사가 이뤄질 예정이며 확진자가 추가될 개연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