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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베테랑마저도 "두렵다"…코로나 최전선의 부탁

<앵커>

코로나 6개월을 짚어보는 연속보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반년 수많은 의료진과 방역, 검역 요원들이 최전방에서 바이러스에 맞서 싸워왔지요, 헌신으로 상징되는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권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있었던 대구 동산병원.

의료진들이 쉴새 없이 소독하고 방호복을 갈아입던 임시 컨테이너는 이제 사라졌습니다.

전국에서 몰려온 의료진들로 북적이던 휴게실은 텅 비었고 매일 전쟁 치르듯 바빴던 상황실도 지난달 12일 기록이 마지막입니다.

한때 300명이 넘던 코로나 환자들은 현재 10명 안팎으로 줄었습니다.

모두 22명이 숨진 중환자실을 지켰던 30년 베테랑 수간호사에게도 지난 6개월은 버티기 쉽지 않았습니다.

[김은경/동산병원 수간호사 : 100일이 넘어서 집에 갔는데 어머니 말씀이 몹쓸 병도 아닌데 왜 집에 들어오지 못하냐고 (그러시더라고요.) 사실 가족한테 옮겨지는 건 더 두렵잖아요.]

그동안 쌓인 피로 때문에 이른바 '번아웃'을 호소하는 의료진이 많습니다.

[이보림/동산병원 간호사 :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다시 그 옷을 입고 안에 들어가서 할 생각하면 못 할 것 같아요.]

특히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르면서 무기력함이 몰고 온 슬픔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지연/동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 어쩔 수 없이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으셨거든요. 물론 가족들은 더 많이 한이 남겠지만, 옆에서 지켜보기에 되게 많이 안타까웠던 것 같아요.]

지난 6개월 쉼 없이 달려온 방역 요원들은 여름이 되면서 근무 환경이 더 열악해졌습니다.

30도를 넘는 무더위에 방호복을 입는 순간부터 땀이 쏟아집니다.

[이준혁/민간방역업체 직원 : (벌써 습기가 찼어요.) 조금 살짝 벌려서 닦고 다시 고정하고 그렇게 해요. (확 차이가 나네요.)] 

공항 검역 현장은 지금 가장 치열하게 코로나와의 전쟁을 벌이는 곳입니다.

최근 해외 유입 환자가 늘어나면서 일이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유미경/인천공항검역소 팀장 : 기약이 없는 기다림에 직원들이 힘들어하죠. 결혼식도 미룬 직원들도 있어요. 자기 한 사람이 빠지면 대신할 다른 사람 업무가 많아져서 못 가는 거죠.]

특히 방역과 검역 요원 절반이 스스로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했을 만큼 6개월 동안 불안감을 견뎌내며 일해왔습니다.

[이재혁/방역관리사 (인천공항 담당) : 사실은 너무 긴장되고, 아무리 방호복을 입는다고 해도 현장은 그렇지 않거든요. 어떤 게 바이러스인지 모르니까요.]

코로나와 함께 보낸 6개월.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 이 싸움에서 여전히 최전선에 서있는 이들의 부탁은 한결 같았습니다.

[걱정돼요. 또다시 대유행이 올까봐.]

[다들 개인 위생관리를 잘 해야.]

[우리가 잘 했던 손 씻기, 마스크 쓰기 이런 기본을.]

[기본을 잘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전민규, CG : 홍성용·최재영·이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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