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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회원' 떠안는 학습지 교사 "지원금은 남의 일"

<앵커>

코로나19 불안감 속에 아이들 방문 학습지를 끊는 가정이 늘었는데요, 학습지 업체에서 교사에게 실적을 강조하며 탈퇴한 회원 회비를 직접 메꾸라고 강요한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교사들이 받는 피해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학습지 교사 김 모 씨의 집에는 주인 없는 교재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학습지를 끊었지만 여전히 명단에는 남아 있는 '유령회원'들의 교재입니다.

[제 돈으로 강매를 당하고 있는 교재들인 거죠.]

코로나19 여파로 회원 수가 급격히 줄었는데 지국이 실적 악화를 막으려고 탈퇴를 받아주지 않고 교사 개인 돈으로 회비를 대납하게 한 겁니다.

한 학습지 업체, 탈퇴한 회원 회비 직접 메꾸는 교사

지난 10개월간 200만 원에 달합니다.

[김 모 씨/A 학습지 교사 : '너는 조금 더 긴장감이 있어야지 일을 더 잘하는 타입이야. 그러니까 이번 달 퇴회(탈퇴 회원 정리)는 못 쓰게 해줄 거야' 이런 식으로 막는 거죠.]

유령회원 때문에 정부의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소득이 일정 수준 줄었다는 걸 소명해야 하는데 회원이 유지돼 겉으로 드러난 소득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모 씨/A 학습지 교사 : 실제적인 소득 감소는 사실 있었지만 드러나는 소득 감소가 없고 신청한 사람이 별로 없어요.]

학습지노조원 10명 중 1명은 이런 이유로 지원금을 신청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습지 교사는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계약을 맺기 때문에 관리자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회원 수에 따라 급여 수수료율을 정하는 관행도 문제입니다.

[오수영/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위원장 : 1년마다 재계약하는 처지예요. 그러니까 관리자들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실적을 맞추지 않게 되면 사무실에서 괴롭힘을 당하거나 배제를 당하거나….]

관리자들은 본사의 실적 압박 때문이라는 입장입니다.

[B 학습지 중간 관리자 : 매달 내려오는 실적이란 게 있는데요. 이 부분을 채우지 못하면 중간 관리자 입장에서도 굉장한 심리적 압박, 인사상의 불이익이 올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 있고요. 많은 급여의 손실이 있습니다.]

학습지 업체들은 모니터링을 실시해 징계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보다 강화된 대책 없이는 유령회원 관행이 근절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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