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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쥐덫으로 입을 막은 中 예술가와 '반동 사이트' 접속 금지령

송욱 기자 songxu@sbs.co.kr

작성 2020.07.23 09:03 수정 2020.07.23 17:2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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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을 말할 수 없다면, 나는 한 달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 말과 함께 중국의 공연 예술가 Nut Brother(堅果兄弟)는 지난 6월 1일부터 한 달 동안 자신의 입을 가렸습니다. 마스크, 테이프, 쥐덫, 가면, 변기 청소기 등이 입을 막는 데 사용됐습니다. Nut Brother는 코로나19 사태 당시 중국 정부의 검열에 항의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한마디의 진실된 말이 세계의 무게보다 더 무거울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진실을 말하는 기자들을 위한 상을 제정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송욱 취재파일용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최고조로 치닫던 지난 2월. 중국의 지식인 수백 명이 중국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 보내는 온라인 청원서에 서명했습니다. 청원서에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민의 권리를 보호할 것과 리원량의 사망일을 '언론 자유의 날'로 지정하라는 내용의 5대 요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코로나19 발병지인 우한의 의사였던 리원량은 지난해 말 코로나19의 존재를 주위에 처음 알렸지만, 유언비어 유포자로 몰렸습니다. 경찰에서 혐의를 어쩔 수 없이 인정하고 풀려난 리원량은 환자들을 돌보다 코로나19에 감염돼 2월 6일 숨졌습니다.

사회 통제가 엄격한 중국에서 수백 명의 지식인들이 공개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요구한 건 정말 이례적인 일입니다. 사실 정권에 대한 반기를 든 겁니다. 당시 리원량의 사망에 대한 중국인의 애도는 발병 초기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정부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중국 정부도 '지방 정부의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리원량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과 리원량 사건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고, '표현과 언론의 자유도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다소 나아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유언비어로 여론이 호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언론과 SNS, 인터넷 등에 대한 통제는 더욱 강화됐습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SNS 글들은 사라졌습니다. 유튜브 등 해외 SNS에 우한의 실상을 알려온 여러 명의 시민기자들이 당국에 연행됐습니다. 일부는 풀려났지만 천추스, 판빙 등의 행방은 아직도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도 미중 무역 전쟁 속에서 코로나19를 조속하게 물리친 위대한 지도자로 묘사되면서 오히려 입지가 공고하게 된 분위기입니다.

# "지식분자들은 생기를 잃었다. 중국은 정치체제 문제를 고치지 않아 세계 여러 나라에 봉쇄되면서 일찍이 외톨이가 됐다. 극단적인 권력은 반드시 패배한다. 내 땅에도 끝내 자유가 도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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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욱 취재파일용
쉬장룬 전 칭화대 법대 교수가 최근 칭화대 동문에게 보낸 글입니다. 앞서 언급한 전인대 청원서에 사인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인 쉬 교수는 중국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대표 지식인입니다. 그는 지난 2018년 7월 기고 글에서 시진핑 주석의 영구집권을 가능하게 한 개헌을 비판하며 국가주석 임기제 회복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로 인해 칭화대는 지난해 3월 정직 처분을 내렸지만, 쉬 교수는 올해 초에도 중국 지도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분노하는 인민은 더는 두렵지 않다'라는 글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8일 쉬 교수는 칭화대로부터 해직 통보를 받았습니다. 칭화대는 해직 결정문에서 "쉬 교수가 2018년 7월 이후 여러 편의 글을 발표했으며, 이 글들이 '신시대 교육직군 10항 행위준칙'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행위준칙 1항은 "시진핑 시대 중국 공산당의 영도를 옹호하며, 당의 교육 방침을 관철하고, 교육·수업 활동 및 기타 장소에서 당 중앙의 권위를 훼손하거나, 당의 노선과 방침·정책에 위배되는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칭화대는 또 쉬 교수가 지난 6일 베이징 경찰에 성매수 혐의로 연행됐었던 점도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쉬 교수의 지인들은 터무니없고 음해하기 위한 혐의라고 주장했습니다.

쉬 교수는 동문들에게 보낸 글에서 자신을 위해 모금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살아 있는 한 더욱 목소리를 내는 것이 천명이다. 날이 곧 밝는다."고 말했습니다.

# "언론 종사자들은 시대의 맥을 짚고, 언론의 역할을 인식해야 한다. 언론은 당과 인민의 후설(喉舌: 목구멍과 혀, 대변자)이며 여론을 반영하고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 당은 전통적으로 신문과 라디오, 방송 등의 선전도구를 활용해 당의 노선방침 정책을 선전했으며, 인민을 교육하고 인민이 목소리를 반영했다."

송욱 취재파일용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소개한 시진핑 주석의 언론 관련 언급입니다. 언론을 통해 당의 이념을 전파하고, 인민들을 교육해야 한다는 중국의 언론관을 보여줍니다. 시 주석은 또 "언론 선전은 정치, 즉 시대를 살아가는 경제사회발전의 현실적 필요를 집중 반영하고, 당이 매체를 담당한다는 원칙을 견고히 지켜 정치와 여론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언론 선전은 정치적 입장, 정치적 방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고, 언제나 확고한 정치적 입장을 견지하며, 정치적 방향이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언론의 감시와 비판 기사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들의 비리, 지방 정부의 무능력, 사회 부조리 등에 대한 보도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산당 지도부와 중앙 정부에 대한 보도는 대부분 철저한 통제를 받고 있습니다. 신화사, CCTV, 인민일보 등 주요 관영매체에서 방향을 정해 보도하면 다른 매체들은 이를 그대로 게재하거나 인용 보도하고 있습니다.

언론에 대한 통제는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더욱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지난 2013년 개혁 성향이 강했던 주간지 <난팡저우모>는 검열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기자들에 대한 징계와 고위층 인사로 많은 기자가 회사를 떠났습니다. 이후 관영매체를 중심으로 사상 교육이 강화됐고,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관영매체 언론인에 대해 공산당과 시진핑 주석에 대한 '충성도 시험'을 보도록 했습니다.

# 중국 공산당은 최근 <중앙과 국가기관 당원의 근무시간 외 정치 언행에 관한 규정(시행)> 통지문을 각 조직에 발송하고 학습하도록 했습니다. 근무시간 외에 지켜야 할 공직자 윤리 기강인데, '당의 이론과 노선, 방침, 정책에 위배되는 발언은 불허한다' '2개 수호(당의 중심인 시진핑 주석 수호 및 당 중앙의 영도 수호)를 벗어난 발언은 불허한다'고 명시했습니다. 특히 '반동 사이트 접속을 불허하고, 해외 반동 방송 시청을 불허한다', '언론, 특히 역외 언론과 사전승인 없는 인터뷰를 불허한다' 등의 규정도 포함됐습니다.

송욱 취재파일용
중국 공산당에 대한 불리한 정보를 걸러내고, 민감한 해외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한 인터넷 통제 시스템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중국의 사이버 감독기관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은 중국의 주요 SNS 관련 기업에 감독기관을 설치해 감독과 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발표 며칠 전 시진핑 주석은 "간부들은 온라인 매체를 철저히 통제하고 여론을 이끌어 신종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SNS에 거짓 정보를 올렸다는 혐의로 수많은 사람들이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지난 5월에는 가상사설망(VPN)을 깔고 해외 사이트와 접속했던 사람이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공안은 행정 경고를 하고 500위안(약 8만 5천 원)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각종 수단으로 VPN 차단을 하고 있지만, 완전히 막지는 않고 있습니다. 모호한 영역으로 남아 있는 건데, 공안이 위법이라며 체포한 겁니다. 이 사건 이후 네티즌들은 유튜브나 트위터에 계정이 있는 중국 언론이나 정부를 단속하라고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되면서 공안은 체포 사실 발표문을 삭제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중국에는 언론의 자유가 있지만, 언론이 당과 국가, 인민의 이익 ·안전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등 서구 언론들이 정당 등의 집단과 결탁해 오히려 사회에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후진타오 전 주석 때와 비교하면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언론 검열과 사상 통제는 훨씬 강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국경 없는 기자회의 '2020년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중국은 180개국 가운데 177위를 기록했습니다. 당의 선전도구인 언론이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의 길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이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언론과 표현에 대한 검열과 통제가 느슨해질 가능성은 아직 적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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