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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분노, 희생양을 찾았다…'코로나 6개월'이 남긴 것

<앵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오늘(20일)로 딱 반년이 됐습니다. 저희는 지금까지의 6개월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짚어보려 합니다. 오늘 첫 순서로, 우리 사회에 늘어난 분노와 혐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5월, 인천 강사 '거짓말' : 보건당국의 역학조사에 A 씨는 거짓으로 일관했습니다. 강사란 신분을 숨기고….]

보면서 화가 나고,

[A씨/지하철 승객 (지난달 24일, 지하철 7호선 마스크 실랑이) : 내리라고 내려.]

[B씨/지하철 승객 (지난달 24일, 지하철 7호선 마스크 실랑이) : 저는 마스크 똑바로 올리라고 한 것뿐이에요.]

참다못해 다투기도 합니다.

[지난 3월, 자가격리 수칙 위반 : 확진 판정을 받고 생활 치료 센터에 격리됐던, 20대가 어제 오후 그 시설을 몰래 빠져나갔습니다.]

누군가를 싫어하기도 했습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코로나 이후 국민 감정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이 가장 컸고 시간이 갈수록 '분노'가 더 커졌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분노, 나는 잘하는데 도대체 너희는 왜 제대로 못하느냐는 질책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유명순/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 (나는) 마스크 쓰고, 너무 열심히 손을 씻다 보니, 다 똑같이 잘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이탈하는, 규칙을 지키지 않는 소수를 향한 엄청난 분노의 감정이, 실망의 감정이, 속상한 감정이 생길 수 있는 거죠.]

불안과 분노는 서로 뒤엉켜 혐오로 확산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보면) '쿠팡맨이 아니고 세균맨이다, 저 사람들' 이런 식으로…]

지난 5월 직장 안에서 확진자가 이어지자 쿠팡에서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받았습니다.

[쿠팡맨 : 쿠팡 유니폼을 입고 있잖아요. 그러면 제가 엘리베이터 타고 있으면 사람들이 오다가도 그냥 안 오세요, 엘리베이터에 안 타세요.]

이런 혐오는 1~2월에는 중국인, 3~4월에는 신천지, 5월에는 성 소수자로 옮겨갔습니다.

[이종걸/코로나 성 소수자 대책본부 활동가 : 증오 범죄와 다름없거든요. 사실. 해당 클럽에 계란을 투척하거나 정문 앞에 래커칠을….]

자가격리 위반자, 방문판매업자, 쿠팡맨까지 코로나가 덮친 지난 6개월 동안 혐오는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는 특정 집단을 따라 옮겨 다녔습니다.

[홍성수/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 혐오와 차별이 코로나 국면에서 더 확산되고 증폭됐고요. (지금은) 코로나도 특별한 해법이 없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꾸 희생양을 찾는 거죠. 책임을 전가하고 싶어하는 거고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보다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협력이 실질적 도움이 된다는 지난 6개월의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김종태, CG : 홍성용·최재영·이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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