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고용률 21년 만에 최저…고졸에게 더 가혹했다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는 40대의 고용률이 21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40대 고용률은 76.9%로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진 1999년 6월(75.4%)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40대는 코로나19가 경제에 충격을 주기 이전부터 일터에서 밀려나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고용률은 6월 기준으로 2017년 79.8%에서 2018년(79.2%), 2019년(78.5%), 올해(76.9%)까지 추세적으로 하락했습니다.

가족을 부양하는 경우가 많은 40대 남성의 고용률은 2000년대부터 늘 90% 이상을 유지해 왔습니다.

열 중 아홉은 일을 하고 있을 정도로 이들은 한국 경제의 핵심 노동 인력입니다.

그러나 40대 남성의 고용률도 지난달(89.7%) 1999년 6월(89.0%) 이후 6월 기준으로 처음으로 80%대로 내려왔습니다.

전체 고용률은 지난달 60.4%로 한 해 전보다 1.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6월 고용률 하락의 상당 부분을 40대 고용률 변화가 설명한다"며 "도·소매업과 제조업 업황이 함께 나빠지며 40대 고용률이 하락했다"고 말했습니다.

학력별로 보면 고졸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마이크로데이터를 학력별로 분석한 결과 6월 40대 고졸 취업자 수는 236만5천 명으로 한 해 전보다 17만6천 명 감소했습니다.

40대 전체 취업자가 전년 동기 대비 18만 명 감소한 만큼 줄어든 일자리의 상당수는 고졸 일자리였던 셈입니다.

이에 비해 40대 대졸 취업자는 230만3천 명으로 2만1천 명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반대로 전문대졸 취업자는 3만3천 명, 석사 이상과 박사 이상 취업자는 각각 1천 명씩 늘었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40대는 20∼30대보다 숙련된 근로자지만 동시에 임금도 높다"며 "임금 대비 효율성을 고려한 기업들이 이들의 일자리를 줄였고,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졸이 그 여파를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습니다.

성 교수는 "40대의 실직은 결국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고용시장 상황이 나빠지며 일할 능력은 있지만 일하지도, 구직활동을 하지도 않는 '쉬었음' 인구도 늘어났습니다.

6월 기준으로 40대 '쉬었음' 인구는 26만7천 명으로 한 해 전보다 4만5천 명(20.3%) 증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