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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전 의미 잃었단 '대북전단', 북한은 왜 반발할까?

심리전 의미 잃었단 '대북전단', 북한은 왜 반발할까?

김희남 기자 hnkim@sbs.co.kr

작성 2020.07.18 21:09 수정 2020.07.18 22:2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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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남북 관계를 흔들면서 가장 먼저 들고 나온 이유가 대북전단이었죠. 저희 취재팀이 확인해 보니까 상당수가 북한에 못 가고 다시 우리 해변에 쌓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북한이 발끈한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김희남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인천 강화군 석모도입니다. 피서철을 맞아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인데 바닷가 곳곳에 페트병이 쌓여 있습니다.

쌀이 들어있는 페트병, 대북전단, 성경책이 어지럽게 나뒹구는 강화군 석모도
자세히 보니 페트병에는 쌀이 그대로 남아 있고 대북전단과 성경책도 어지럽게 나뒹굽니다.

[김상열/석모도 이장 : ((하루에) 많게는 얼마나 주워요?) 다섯 마대. (다섯 마대면 다섯 포대?) 그러니까 (페트병) 1천 개 되겠죠. 1천 개.]

이 쓰레기는 대부분 탈북자단체와 일부 종교단체가 바다에 띄워 북한으로 보낸 것들입니다.

하지만 간조와 만조가 반복되는 서해의 조류 변화 때문에 상당수가 되돌아온 것입니다.

어민들이 쳐놓은 그물을 훼손해 조업에도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김상열/석모도 이장 : (그물에) 페트병이 다 걸려. 그러면 물살에 못 이겨요. 못 이기면 그냥 찢어지는 거야. 저 틀이 하나에 2천만 원씩이에요.]

유튜브 활동을 하는 일부 탈북자들은 최근 대북전단 사태로 걱정거리가 늘었다고 말합니다.

[김련희/탈북민·평양 출신 : 저도 북에 있을 때 남쪽 드라마 실컷 봤어요. 누구나 다 봅니다. 전단으로 흔들릴 사람 전혀 없고요.]

전단으로 북한을 모욕하고 비난하면 거부감만 더 줄 수 있고, 북에 남아 있는 탈북자들의 가족까지 고초를 겪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김련희/탈북민·평양 출신 : 남쪽에 가있는 탈북자들이 이런 망동(대북전단 살포)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막 옆에서 욕을 하니까 밖에 못 나온대요.]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와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전단은 심리전 수단으로서의 의미를 잃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북한이 대북전단을 문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으로는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과 전단 살포 중지 약속 파기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경제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은 올해 경제 발전 5개년 전략이 끝나는데, 성과는 커녕 코로나 19 사태로 설상가상입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 중국이나 주변 국가들의 밀무역을 통해 어느 정도 거래해 왔는데, 코로나로 스스로 모든 셀프 차단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온 관광사업도 미룬 채 방역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그 마무리(관광지구 조성사업)를 뒤로 미루더라도 평양의 종합병원 건설에 최우선적인 관심을 둬라. 이게 북한의 지금 전략적 우선순위의 변화입니다.]

경제난에 따른 민심 동요를 막고 내부 결속이 필요한 상황에서 최고 존엄을 모욕한 대북전단을 빌미로 대남 공세에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북미 기 싸움이 여전하지만, 김여정은 최근 미국 독립기념일 DVD를 갖고 싶다고 말해 북미 접촉에 대한 우회적 신호라는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전단을 빌미로 남측을 압박해 제재를 풀고 싶은 북한. 실제로는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과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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